동남아시아 통화가치가 이틀 연속 일제히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심리적 저항선인 달러당 1만루피아를 넘보고
있다.

5일 싱가포르 외환시장에서 인도네시아 루피아화는 한때 달러당 9천8백
루피아까지 떨어졌다.

그동안 달러당 8천루피아대에서 등락하던 루피아화가치는 이로써 이틀동안
10%이상 하락했다.

시장에서는 "1만루피아선에서는 강력한 저항이 있을 것으로 보지만 루피아
가치가 이보다 더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하고 있다.

말레이시아의 링기트화도 전날 달러당 3.7800링기트에서 한때 3.8600링기트
까지 추락했다.

링기트화가치는 전날에도 큰폭으로 떨어졌었다.

이밖에 태국의 바트화는 달러당 44.25바트까지, 필리핀의 페소화는
39.92페소까지 하락했다.

이날 동남아통화가치를 일제히 하락세로 이끈 것은 인도네시아 문제이다.

미국은 계속 수하르토 대통령이 계속 국제통화기금(IMF)의 개혁프로그램
이행에 "미온적"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또 IMF는 인도네시아에 대한 지원금 지급을 연기할 수도 있다고 강력히
경고하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주요 금융기관들의 경영실적이 극도로 악화
됐다는 전날의 발표도 통화가치의 하락시키는 요인이 됐다.

인도네시아는 국제금융가에서 환영하지 않았던 하비비 과학기술장관을
오는 11일 부통령으로 선출할 것으로 보인다.

수하르토 대통령은 또 IMF의 프로그램만으로는 안된다며 고정환율제의
도입의지를 대변하는 "IMF+"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3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