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야 제 인생의 보람을 찾은 것 같아요"

9년간의 대기업 생활을 마치고 귀금속세공기능사로 인생을 새출발한
김학진(35)씨.

김씨는 명예퇴직의 바람이 막 불기 시작하던 지난 96년 회사를 그만뒀다.

평소 해보고 싶었던 귀금속분야 기술자가 되기 위해 여러군데를
수소문했다.

소개를 받은 곳은 경기직업전문학교의 귀금속공예과.

전액 무료로 교육을 시켜주는데다 취업까지 알선해줘 김씨에게는 거의
구세주나 다름없었다.

97년 3월 입학한 김씨는 실직한 상태여서 생계보조비까지 받으며 교육을
받을 수 있게돼 너무나 기뻤다.

김씨는 1년과정을 마치고 12월초에 실시한 귀금속가공기능사2급
자격증시험에 당당히 합격했다.

직업전문학교 출신자들에게는 이론시험을 면제해주는데다 철저한
실무중심 교육을 받아 자격증 취득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김씨가 취업한 곳은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자리잡은 달우정수광업소.

김씨는 1년 연봉이 1천만원도 안되지만 대기업시절의 연봉 2천6백만~
2천7백만원을 받을때보다 더 성취감을 느끼고 있다.

귀금속세공사는 실력이 연마되면 월 2백만~3백만원의 수입도 거뜬히
올린다.

심지어 6백만원을 받는 사람도 있다.

달우정수광업소 김종고 사장은 "귀금속세공사는 처음에 월급이 적지만
실력이 붙을수록 더 많은 수입을 받게 된다"고 말했다.

"귀금속세공을 하려면 우선 자신의 적성을 잘 따져봐야 해요.

인내심과 침착성에다 감각도 어느 정도 있어야 합니다"라고 김씨는
조언했다.

< 한은구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