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실 금융기관 정리는 과거형이 아니라 현재 진행형이자 미래형이다"

국제통화기금(IMF)체제의 등장으로 금융기관 불사신화가 사라져가고 있다.

이미 한화 쌍용 경남 고려 삼삼 항도 청솔 신세계 경일 신한등
10개종금사가 폐쇄조치됐다.

고려증권과 동서증권도 새주인을 찾고 있다.

신세기투신도 영업을 못하고 있다.

게다가 25일에는 2차 폐쇄대상 종금사가 정해진다.

비단 이들 뿐이 아니다.

증권이나 투신사에서도 문을 닫는 곳이 더 나올게 분명하다.

은행도 남의 얘기가 아니다.

지난17일 발표된 "한국 경제프로그램에 대한 IMF와의 합의내용"은 이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기에 충분하다.

합의내용에 따르면 정부는 종금사부터 경영정상화계획을 제출받아 유동성
자산건전성 경영능력을 평가한뒤 정상화계획을 승인하도록 돼있다.

종금사들은 정부의 승인을 받았다 하더라도 감독당국과 구체적인 이행지표,
자기자본 비율충족계획을 포함한 관리계약을 체결해야한다.

시한은 3월21일까지다.

자기자본비율은 3월말까지 4%, 6월말까지 6%, 99년 6월말까지 8%를
달성하도록 돼있다.

만약 이를 충족하지 못할 땐 또다시 감독당국의 "살생부 리스트"에 포함될
운명에 처한다.

은행의 경우 작년말기준으로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에 미달한
은행들은 이달중에 재무구조개선 계획을 내야한다.

계획서에는 향후 6개월에서 2년내에 자기자본기준과 충당금 요건을 맞출
수 있는 계획을 담아야한다.

이 계획이 감독당국으로부터 승인되지 않았거나 승인됐다 하더라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을 때는 최악의 경우 은행폐쇄도 각오해야한다.

정부와 IMF는 특히 은행의 강도높은 구조조정을 유도하기위해 향후 발족할
금융감독위원회에 은행구조조정전담반(BRU)을 4월말까지 설치하기로 했다.

이와함께 금융기관간의 합병도 러시를 이룰 전망이다.

이미 강원은행은 현대종금과의 합병을 발표했다.

금융계는 앞으로 은행과 은행, 은행과 종금, 은행과 증권사, 증권사와
종금등간의 짝짓기가 러시를 이룰 것으로 보고있다.

이 과정에서 일부 금융기관은 다른 금융기관에 흡수합병됨으로써
자연도태의 길로 접어드는 현상도 나올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 이성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