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덕연구단지내 한국과학기술원(KAIST.원장 윤덕용)에 부부 물리학박사가
탄생한다.

20일 있을 과기원 학위수여식에서 나란히 물리학 박사학위를 취득하는
고영조(28.대전시 서구 월평동) 김정임(30.여)씨 부부가 그 주인공.

과기원 물리학과를 마친 고씨와 이화여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김씨는 지난
92년 과기원 물리학과 대학원에 진학한 뒤 처음 만나 함께 공부하면서
한편으로 학문적 경쟁자로, 한편으로는 연인으로 사랑을 키워오다 지난해
5월 결혼했다.

특히 두 사람은 졸업한 뒤에도 대덕연구단지내 한국전자통신연구원
(ETRI)에서 고씨는 반도체분야, 김씨는 이동통신분야의 연구원으로 함께
근무하게 돼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이들은 학문적 동료와 결혼한 것이 가정적으로나 학문적으로 서로에게
큰 도움이 됐다고 말한다.

서로 박사학위 준비에 전념해야 하는 어려운 시기에 결혼해 가사에 대해
의견충돌을 빚는 등 힘든 점도 많았지만 서로 학교생활에 대해 잘 이해하고
있었기 때문에 극복할 수 있었다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고씨는 또 "각자 연구하는 세부전공은 다르지만 연구과정에서 문제에
직면했을 때 함께 토론하다보면 무엇이 잘못됐는지 자연스럽게 발견하게돼
해결한 적이 여러차례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각자가 첨단분야의 학문을 연구하고 있는 만큼 서로의 분야에서
훌륭한 논문을 발표, 학문적 업적을 이룰 수 있도록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다짐했다.

< 대전=이계주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