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대장성 재무관(국제담당차관)의 "돌출발언"에
대해 의회가 크게 반발하고 마쯔나가 히카루 대장상이 "부적절한 표현"
이라고 공식 사과하는 등 일본 정계와 관계가 온통 "사카키바라 발언파문"에
휩쓸려있다.

사카키바라 차관은 "미스터 엔"이란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국제금융계에
대한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 있는 인물.

문제의 발언은 "일본정부는 과감한 정책변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이런
메세지가 외국 정부에 완전히 전달되지 않고 있다. 또 의회가 회기중 장관을
잡아둬 G7같은 중요한 회의에 참석할 수 없게 만든다"(15일 후지TV와의
인터뷰)는 것과 "헌법은 필요에 따라 바뀔 수 있다"(월간지 중앙공론)는 것.

이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야당은 물론 집권 자민당에서도 사카키바라
차관을 문책하라는 공세를 펴고 있고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한 의회 예산
위원회소집까지 검토되고 있다.

파문이 계속 확산되자 마쓰나가 대장상은 "미국 출장중인 사카키바라
차관에게 전화를 걸어 공무원인 그가 국가의 의회제도를 비난하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고 준엄하게 타일렀으며 그도 잘못
했다고 사과했다"고 밝혔다.

마쓰나가 대장상은 "의회를 모독한 것은 물론 공무원 신분으로 "과감한
정책변화"나 헌법수정문제를 말한 것도 문제"라고 밝혔다.

마쓰나가는 "사카키바라에게 어떤 제재조치를 취할지 결정하지 못했다"며
문책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지만 의회의 압력이 워낙 거세 어떤 형태
로든 문책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육동인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