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환율안정책으로 일종의 고정환율제인 통화위원회(Currency
Board)제도를 도입키로 했다.

또 태국도 국제통화기금(IMF)에 통화위원회제도 도입가능성을 타진하는 등
IMF지원을 받고 있는 동남아 두나라가 외환시장안정을 위해 환율제도변경에
나섰다.

마리 무하마드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11일 의회청문회에 참석, "불안한
루피아화의 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 통화위원회를 설치키로 하고 법안을
마련중"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통화위원회가 설치돼 루피아화가 미 달러화에 연동될 경우 기준
환율은 달러당 5천5백루피아가 가장 유력하다.

마리 장관은 이날 "정부가 준비중인 루피아화 안정화대책에는 놀랄만한
제도의 도입도 포함돼 있다"며 "통화위원회는 우리가 겪고 있는 경제적
난국을 극복할 수 있는 유력한 방안의 하나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앞서 지난 9일에는 수하르토 대통령도 루피아화를 일정한 환율에
미 달러화와 연동시키는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구상을 내비친 바있다.

한편 이날 방콕의 네이션지는 "태국중앙은행이 바트화안정을 위해 통화
위원회제도의 도입가능성에 관해 국제통화기금(IMF)과 협상을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제도하에서 태국중앙은행은 바트를 달러 및 다른 통화들과 고정환율로
교환하고 충분한 달러를 보유, 바트화를 지원하게 된다.

태국중앙은행안에는 그러나 "이 제도를 실시할 경우 바트화안정과
기업들의 외채상환에는 도움을 주겠지만 투기거래방지를 위해 이자율을
높게 책정해야 하는 등 큰 희생도 따르게 된다"는 의견도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 통화위원회란 ]]

통화위원회(currency board)란 고정환율제하에서 외국통화가 유입되면 그
유입량만큼 자국 통화량을 증가시키는 제도를 말한다.

반대로 외국통화가 유출되면 그만큼 자국 통화를 환수한다.

이 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홍콩을 예로 들어보자.

홍콩은 환율을 "1달러=7.8홍콩달러"로 고정시켜놓고 있다.

만약 2월중 홍콩에 1달러가 순유입됐다면 통화위원회는 통화량을 7.8홍콩
달러 증가시킨다.

반대로 1달러가 순유출됐다면 7.8홍콩달러를 환수한다.

이 제도의 장점은 강대국 통화를 "준비통화"로 지정, 그 보유량내에서만
본원통화공급이 이루어기때문에 통화가치가 안정된다는 것이다.

반면 이자율 결정 등 전통적인 통화정책을 수행할 수 없는 만큼 통화
정책의 주권이 완전히 상실된다는 문제점이 있다.

현재 통화위원회제도를 채택하고 있는 나라는 홍콩 아르헨티나 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불가리아 등이 있다.

<조성근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1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