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대이라크 무력공격이 국제사회의 반대 여론에도 불구, 가까운
시일내에 단행될 가능성이 한층 높아지고 있다.

러시아와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들과 아랍국가들은 미국의 대이라크
군사행동에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있지만 미 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은 1일
무력공격이 임박했음을 잇따라 경고했다.

다니엘 모이니한 미 상원의원은 이날 N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은
무기사찰을 거부하고 있는 이라크에 대해 가까운 시일내에 공격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동순방에 나선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도 이날 "아직 외교적
해결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나 이같은 노력이 무산된다면 미국은 "상당한
규모"의 무력을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올브라이트 장관은 "미국의 주요 공격목표는 대량파괴 무기를 개발하고
이웃 국가를 위협할 수 있는 시설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은 걸프지역에 핵항모 2척을 포함, 대규모 병력을 집결시켰으며
군사작전에 돌입할 경우 영국은 "항모파견"으로, 쿠웨이트는 "군사기지제공"
등을 통해 미국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번 사태는 이라크가 지난달 12일 미국인 중심의 유엔무기사찰단 활동을
재금지시키기로 결정함으로써 야기됐고 유엔 안보리는 이라크를 비난하는
의장성명을 채택, 미국의 무력응징 의지를 강화시켰다.

그러나 러시아와 중국 프랑스 등 안보리 상임이사국은 미국의 군사행동에는
반대입장을 표명하고 "외교적인 수습"을 촉구하고 있다.

프랑스 외무부는 이날 성명을 통해 자크 시라크 대통령의 친서를 소지한
특사를 이라크에 파견하겠다고 밝혔으며 러시아도 중동특사를 재차 이라크에
보내 정치적 중재에 나서고 있다.

이번 사태의 당사국인 이라크의 모하메드 알 사하프 외무장관은 이날
"외교적인 해결"을 강력 촉구했으며 이집트와 레바논 요르단 등도 평화적
해결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혀 이라크를 거들었다.

특히 레바논의 파레즈 부에이즈 외무장관은 "국제사회가 유엔결의 이행에
있어 이라크와 이스라엘에 대해 다른 기준을 적용하고 있다"고 비난,
아랍권의 반미감정을 간접적으로 드러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