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가 최고 7백50억달러에 달하는 대외 민간 채무불이행을 선언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이 나라의 2백20여개 주요 기업이 이미
파산했거나 그럴 위기를 맞고 있다고 정부 집계가 1일 밝혔다.

집계에 따르면 이들 주요 기업이 지고 있는 대외 채무의 상당 부분이
단기채인 반면 그 돈이 장기 프로젝트에 투입되고 있어 해당 기업들에 더
큰 고통을 안기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루피아화는 금융 위기가 촉발된 지난해 7월 이후 달러에
대해 80%가량 가치가 폭락한 상태다.

이로 인해 이들 기업의 달러화 외채 상환 부담은 경제난이 급속히
가중되는 상황에서 지난 몇달 사이에만 약 5백%나 가중됐다.

인도네시아 정부는 이에 따라 수하르토 대통령의 경제고문인 라디우스
프라위로 전재무장관을 주요 채권국인 일본에 급파해 이들 민간 채무의
"잠정적인 상환 중단"문제 등을 협의중이라고 안타라 통신이 1일 보도했다.

프라위로 고문은 이와 관련해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외채 상환 재협상을
위해 현재의 재정 상태를 "투명하게 보여주는" 재무제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외채를 상환할 능력이 없는 인도네시아 기업들이 "증자하거나 아니면
문을 닫는" 두가지 방안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말했다.

한편 인도네시아 기간 산업의 하나인 직물업계는 환율 급등으로 인한
수입 원가부담 가중으로 상당수가 도산하고 있다고 업계 고위 관계자가 1일
안타라 통신에 밝혔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