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가청주파수는 20~2만Hz이다.

1초에 그만한 횟수의 떨림(진동)을 소리로 느낄수 있다는 뜻이다.

이 소리에도 품질이 있다.

듣기 좋은 소리가 있는가 하면 원치 않는 소리, 즉 소음도 있다.

소음은 감성소비시대의 상품가치를 떨어뜨리는 주된 요인중 하나.

기계산업의 예술품이라고 불리는 자동차의 품질 역시 소음의 정도에 따라
크게 달라지게 마련이다.

때문에 세계 각국의 자동차업체는 막대한 인력과 자본을 투입하며 소음잡기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다.

대우자동차 기술연구소 성능개발팀의 이영섭(36) 책임연구원은 "소음과의
전쟁"을 승리로 이끌어 "기술대우"의 위상을 정립하는데 힘을 보탠 주인공
이다.

인하대에서 석사과정(기계공학)을 마치고 대우자동차에 입사한지 8년째인
지난 94년.

그에게 중형차 레간자를 독자개발하기 위해 16명의 정예연구원으로 구성된
태스크포스팀(진동소음개발팀)의 실무책임자 역할이 맡겨졌다.

그는 르망, 에스페로, 프린스 등 대우의 주력차종 개발과정에서 습득한
기술력과 남다른 친화력을 무기로 팀분위기를 조율하며 소음과의 전쟁을
이끌었다.

최우선 과제는 미국에서 가장 많이 팔리고 있는 일본 도요타 캠리의 특장점
분석.

소음분야에서 세계최고 수준으로 평가받고 있는 캠리를 벤치마킹해 소음의
근원을 하나씩 제거해 나갔다.

엔진에 원벨트시스템을 적용했고 알루미늄 구조의 오일팬을 채택했으며
배기소음기의 크기(국내최대)를 최적화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구현
시켰다.

"95년 7월 프로토타입이 나왔고 96년 8월 파일럿카를 만들어 마무리 시험에
돌입했습니다. 97년초 양산에 돌입한다는 예정된 시간표대로 한치의 차질
없이 진행됐지요"

성과는 대만족.세계적 자동차성능 공인기관인 미국의 JD파워사와 영국
마이라사에서 보내온 소음테스트 결과보고서에 "소음에 관한한 도요타
캠리와 혼다 어코드보다 뛰어나다"는 평가결과가 담겨 있었던 것.

"구성원 모두의 오너십정신을 기초로한 탄탄한 팀워크와 세계최고 품질의
자동차를 만든다는 열정이 있었기에 가능했어요. 자동차한국의 가능성을
새로 확인한 순간 순간들이었습니다"

그는 현재 중형차와 대형차 사이에 포지션시킬수 있는 신차개발에 매달리고
있다.

무게를 더하지 않고 비용도 추가하지 않으면서 더 조용하고 안락한 승용차
를 더 짧은 기간안에 개발할수 있도록 지원, 자동차 소음분야의 "명장"으로
확고히 자리매김한다는 각오를 새로 다지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