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로 나돌던 대우자동차와 미국 최대자동차회사인 GM간의 제휴가 가시화
되고 있다.

대우그룹 관계자와 GM의 소식통들은 양측이 새로운 협력관계를 구축키로
원칙적인 합의를 하고 3~4일께 발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관련, 실무작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김태구 폴란드지역본사사장
(전 대우자동차회장)이 GM코리아 앨런 패리튼 사장을 만나 의견조율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로선 양측이 어떤 방향으로 제휴할지 예측하기 어렵다.

소문으론 GM이 대우에 5억~50억달러를 투자하느니, 대우자동차와 합병
하느니 하는 선까지 얘기되고 있다.

양측은 그같은 소문이 "아직은 추측에 불과하다"고 부인하고 있다.

대우자동차 김종도 이사와 GM코리아 이기섭 상무는 구체적인 합작계약이나
투자액수 생산 판매 등에 관한 역할분담등을 결정하는데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제휴를 추진하는 것은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기 때문이다.

대우자동차로선 자금과 기술이 절실히 필요하다.

IMF(국제통화기금)한파로 자금조달이 여의치 않은 상황인데다 기술력도
다른 자동차회사들보다 뒤진다는 평을 듣고 있는 대우자동차로선 GM같은
세계최대자동차회사를 끌어들임으로써 약점을 일거에 보완할수 있기 때문
이다.

GM은 아시아시장 공략강화를 위한 교두보가 필요하다.

장기관점에서 따질때 한국자동차시장도 매력적인데다 중국이나 동남아시장
진출확대를 위해서도 GM은 새로운 생산기지확보를 원하고 있다.

GM은 또 동유럽지역에서 대우자동차가 다져놓은 판매망을 활용할수도 있다.

게다가 이미 부품회사인 대우기전을 통해 대우와 협력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어 다른 자동차업체보다 제휴가 비교적 쉬운 편이다.

업계에선 대우자동차가 GM과의 제휴를 통해 국내외 공장에서 GM차를 생산,
해외생산분은 현지에서 팔고 국내생산분은 국내와 아시아시장에 판매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대우자동차와 GM은 78년부터 이어온 합작관계를 15년만인 92년 청산했다.

양측이 6년만에 다시 제휴하게 되면 국내자동차산업에도 큰 변화가 불가피
할 전망이다.

무엇보다 기아자동차와 삼성자동차 등 나머지 자동차회사들에도 국내외
업체와의 제휴나 합작을 촉진시킬 것으로 보인다.

쌍용자동차인수에 이어 GM과 제휴를 추진하는 대우자동차의 발걸음이
한국자동차산업에 태풍을 몰고 오고 있다.

<고광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