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퇴르유업이 지난달 31일 농협 서울 퇴계로지점에 돌아온 48억1백만원
어치의 어음을 막지못해 최종부도 처리됐다.

이에따라 파스퇴르유업은 2일 파스퇴르식품과 함께 원주지방법원에 화의를
신청한다.

최명재 회장은 1일 "국제통화기금(IMF) 사태 이후 고가우유를 중심으로
우유소비가 줄고 생산원가가 올라 경영압박을 받던중 거래 종합금융사의
도산으로 채무변제 요구가 심화되면서 돌파구를 찾지 못해 부도를 맞게
됐다"고 말했다.

최회장은 2일 화의를 신청키로하는 한편 경영책임을 지고 조재수사장 및
임원 2명과 함께 퇴진했다.

최회장은 또 파스퇴르유업과 파스퇴르식품에 대한 자신과 가족 소유 주식
지분 전부를 종업원들에게 양도하겠다고 밝혔다.

앞으로 파스퇴르유업은 직원들이 선임한 간부 25명으로 협의회를 구성,
회사를 운영해 나가기로 했다.

또 자구책의 일환으로 파스퇴르우유 가격을 동결하고 분유도 인상전 가격
으로 판매, 다른 회사제품에 비해 11~17% 싼 가격으로 공급하고 전 직원의
임금을 생계비 수준에서 일률적으로 지급키로 했다고 밝혔다.

<> 어떤 회사인가 =지난 87년 최회장이 64세의 나이로 창립, 공격적인
광고문안으로 "진짜우유논쟁"을 벌이며 급성장했다.

이후 고급 고가인 분유 발효유등을 생산 판매하며 "고름우유논쟁" 등
유업계에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켜 왔다.

96년말 현재 파스퇴르유업은 총자산 1천2백9억원, 매출 1천2백86억원으로
분유업계 3위, 발효유업계 3위에 올라 있다.

<> 왜 부도났나 =가장 큰 원인은 IMF한파와 함께 최회장 스스로 밝히듯이
민족사관고등학교에 대한 과다한 투자다.

최회장은 "경기침체가 있으리라는 생각없이 파스퇴르유업의 수익금 가운데
회사의 운영과 발전에 필요한 자금을 제외한 전액과 평상시 당연히 기대되는
이익금마저 민족사관학교의 건설과 운영비에 투자한 것이 파스퇴르의 부도
사태까지 초래하고 말았다"고 밝혔다.

또 최근 계속된 경기침체로 주고객인 중산층이 대거 떨어져 나가 매출이
절반이하로 줄어든 반면 원유가격및 각종 수입원료가격의 급등으로 인한
생산원가압박을 받아 왔다.

<> 민족사관고등학교는 어떻게 되나 =최회장은 회사부도와 관계없이 민족
사관학교에 강한 집착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현재 학생수 60여명인 민족사관학교는 전액 파스퇴르유업으로부터
운영비를 지원받고있어 앞날이 매우 불투명하다.

파스퇴르유업은 심지어 종금사로부터 대출까지 받아 학교를 지원해 왔다.

따라서 앞으로 파스퇴르유업의 매출이 격감하고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지원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김광현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