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지원프로그램이 본격화되면서 부실금융기관은 물론
부실기업 정리가 발등의 불로 떨어졌다.

IMF가 지원조건으로 대기업의 경영투명성 제고를 위해 결합재무제표
도입은 물론 상호지급보증 해소 등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이전의 기업경영방식으로는 더이상 살아남을 수 없는 기업환경이 도래한
것이다.

한국경제신문사는 21일 "IMF가 진단한 한국기업의 생존전략"을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어 다각적인 발전방향을 모색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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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경제 과제 >>

조윤제 < 서강대 교수 >


오늘날과 같은 경제위기를 맞게 된 것은 그동안 필요한 구조조정을
실행하지 못하고 환율의 고평가를 방치해온 때문이다.

IMF프로그램은 우리의 경제구조로 볼 때 다른 어떤 나라보다 높은 조정
비용을 지불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부채비율이 높은 기업들에 고금리의 지속, 큰 폭의 환율절하는
그동안 어렵사리 쌓아왔던 산업기반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우리경제의 가장 시급한 과제는 빠른 시일내에 환율과 금리를 안정시키는
일이다.

금리안정을 위해서는 환율을 안정시켜야 하며 이를 위해서는 외환시장이
안정을 되찾아야 한다.

따라서 가장 필요한 것은 궁극적으로 해외의 투자자 및 민간금융기관들의
신뢰회복으로 요약된다.

개혁프로그램의 핵심은 부실금융기관 정리, 정리해고를 통한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 기업지배구조 및 경영의 투명성 제고, 정부조직개편 등이다.

IMF가 제시하고 있는 구조조정 내용은 우리가 가야할 목표지점을 제시하고
있다.

빠른 시일내에 IMF와 합의한 사항들에 대해 구체적인 실천계획을 마련해
개혁의 실천의지를 확인시키는게 중요하다.

이러한 실천계획을 내놓음으로써 기업 금융기관 및 기타 경제주체들도
예측성을 가지고 스스로의 구조조정을 해나갈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를 바탕으로 해외투자자들에게 우리의 개혁의지에 대한 확신감을
심어주어 외채의 만기연장 등에 있어 이해와 협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국은 IMF와 긴밀한 파트너십을 가지고 구조조정 노력을 해 나가야 하며
IMF도 종전과 같은 전통적인 초긴축프로그램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경제
실상에 맞는 신축적인 프로그램으로 계속 수정해 나가야 할 것이다.

하지만 현시점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한국정부가 필요한 구조조정계획
을 확고하게 제시하고 이를 바탕으로 IMF의 주요 출자국과 민간금융기관들의
이해와 협조를 얻어 외환시장을 안정시키고 IMF프로그램의 거시경제목표들을
신축적으로 운용해 나가는 것이라고 판단된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