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아티스트에 기대를 건다.

급격한 수요감소로 고전이 예상되는 올해 클래식음반시장에 한국인
아티스트의 앨범이 "불황 극복의 기수"로 떠오르고 있다.

EMI BMG 삼성클래식스 등 주요 클래식음반사는 올해 한국인 아티스트들의
앨범을 잇따라 내놓으며 이들 앨범의 마케팅과 홍보에 총력을 쏟을 방침이다.

첫테이프를 끊는 음반은 2월10일 발매예정인 피아니스트 백혜선씨의
"데뷔".

차이코프스키콩쿨, 퀸 엘리자베스콩쿨, 리즈콩쿨 등 굵직한 피아노대회를
석권한 백씨의 EMI 데뷔앨범이다.

모차르트 "소나타 K.533", 슈만 "트로이메라이", 라벨 "왈츠", 멘델스존
"가사 없는 노래"를 수록했다.

3월엔 피아니스트 백건우씨의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1,2번"(BMG)과
바이올리니스트 강동석씨의 "시실리안느"(삼성클래식스)가 나온다.

지난해 모스크바방송교향악단(지휘 페도세이예프)과 라흐마니노프
피아노협주곡 전곡을 녹음한 백씨의 후속앨범(피아노협주곡 3,4번)은 올
하반기에 선보일 계획.

프랑스 "낙소스"레이블로 음반을 내온 강씨는 "시실리안느"에 브람스
"헝가리댄스", 라벨 "하바넬라", 포레 "시실리안느", 크라이슬러" 사랑의
슬픔" 등 소품들을 담았다.

EMI는 첼리스트 장한나양의 "하이든 첼로협주곡"과 바이올리니스트
장영주양의 "멘델스존/시벨리우스 바이올린협주곡"을 각각 4,6월에, BMG는
소프라노 홍혜경씨의 "오페라아리아 모음집"과 KBS교향악단 수석하피스트
나현선씨가 협연자로 참여한 제임스 골웨이의 플루트앨범을 5,11월에 각기
발매한다.

삼성클래식스는 백건우, 소프라노 김성은 신영옥, 바이올리니스트
김지연씨의 앨범을 하반기에 내놓을 예정.

이밖에 워너뮤직은 소프라노 조수미씨, 폴리그램은 지휘자 정명훈씨의
음반을 선보인다.

이들 음반이 예정대로 나올 경우 주요 음반사의 한국인 아티스트 앨범은
지난해보다 2배가량 늘어날 전망이다.

음반계가 한국인 아티스트의 앨범을 주목하는 이유는 상업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

이들의 음악적 수준이 외국연주자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데다 국내팬들이
메이저레이블을 달고 나온 한국인 아티스트들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는
분석.

음반사들은 이들 앨범이 적어도 1만장이상 팔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해외시장에서도 선전이 예상된다.

외국 메이저레이블은 이들 앨범의 "인터내셔널"판을 동시에 준비중이고
삼성클래식스는 지난해 계약을 맺은 미국 유통사 "알레그로"를 통해
해외에 내보낸다.

정명훈 장영주 장한나 등의 기존앨범이 큰 성공을 거둔 데다 한국인
아티스트의 연주수준은 세계적으로 호평받고 있기 때문이다.

BMG클래식팀의 이일호씨는 "클래식음악의 언어는 세계 어디서나 통하기
때문에 실력있는 한국연주자의 앨범은 해외에서도 충분히 인정받는다"며
"지명도 있는 중견이나 잠재력있는 신인과 계약하려는 각사의 노력이
배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송태형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