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새 사람들이 만나면 도대체 경제가 어떻게 될 것이냐고 서로 묻곤 한다.

하지만 아무도 시원한 진단을 할수 없어 오리무중이다.

사태가 워낙 복잡하게 꼬여있어 우리의 입장에서만 가닥을 잡을 수가 없다.

잘 되는것 같다가도 동남아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면 그것이 우리에게
중요한 영향을 미친다.

"복잡계 경영"의 저자 다사카 히로시는 너무 복잡화된 세계에서는
미래예측이 거의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첫째로 복잡계의 세계에서는 비선형성이 존재한다.

최초 조건의 작은 차이가 엄청난 결과의 차이로 연결된다.

수많은 과정에서 이를 완전무결하게 계산해 낼수는 없다는 것이다.

둘째는 기본 프로세스 자체가 진화하기 때문에 연속성보다는 불연속성이
지배하는 경우가 많다.

종전같으면 문제없이 금융거래를 하던 업체가 은행의 프로세스가 바뀌어
부도가 난다.

셋째는 진화의 프로세스 자체가 진화하게 되어 예측의 결정적 한계성을
보여준다.

예를 들어 물질진화에 있어서 어떤 환경 아래서는 무기물질이 유기화합물로
진화되는 것과 같다.

우리는 결국 예측패러다임이 끝나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는 셈이다.

그렇다면 이같은 시대에서 우리는 어떤 행동원리를 취할 것인가가 문제다.

여기에 일회성의 지가 제시된다.

이것은 통찰력과 같으며 법칙과는 거리가 멀다.

법칙이란 같은 조건 아래서는 같은 일이 되풀이 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다.

근대과학의 패러다임이 바로 그것이다.

복잡계 과학에선 모든 현상은 1회성이지 진정한 의미의 법칙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현상의 표면적인 유사성이 법칙처럼 보이게 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기업경영도 법칙에 따르기보다는 예술성의 측면이 더 강하다는 말이다.

화가의 작품이 1회성이듯이 경영자가 특수상황에서 내리는 판단도
되풀이되는 것이 아니라 1회성이라는 요지다.

이에 따르면 미래를 예측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것을 "발명"하라는 것이다.

즉 예측하지 말고 창조하라는 권고이다.

복잡계 이론은 아직은 미숙 단계이다.

다만 우리의 IMF사태가 복잡계와 유사하여 인용해보았다.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2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