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치다가도 왜 결정적 순간 결정적 샷을 할때는 미스샷이 나는 것일까.

왜 압박감속에서의 스윙은 얼토당토않게 허물어지는 것일까.

왜 산전수전 다 겪은 프로들도 우승을 앞둔 1m퍼팅을 그다지도 많이
실패하는 것일까.

도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

그같은 골프에 대해 과학자들은 도대체 어떻게 분석하고 있을까.

<>.골프는 생각할 시간이 너무 많은 운동이다.

생각할 시간이 많다는 것은 공포, 두려움, 화, 스트레스같은 심리적변화가
얼마든지 샷에 영향을 끼칠수 있다는 뜻이다.

사람이 화가 나거나 압박감을 느끼면 아드레날린 분비가 많아진다.

아드레날린은 사람을 흥분시키는 호르몬이다.

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면 심장박동이 빨라지고 근육에 보다 많은 산소와
글루코스를 공급키위해 혈관도 팽창한다.

그같은 아드레날린분비의 증가는 정신적 육체적으로 고루 영향을 끼친다.

정신적으로는 모든 결정을 너무 빨리하거나 아니면 결정자체를 확실히
못한다.

정확한 사리판단없이 결론을 내거나 그 결정에 대한 명확성이 없다는
것은 바로 혼란이다.

그같은 정신적 제약은 육체적 동작도 제한시킨다.

그경우 스윙도 적당한 주의력이나 집중력없이 하게되며 대개는 백스윙이나
폴로스루가 짧아진다.

물론 타이밍도 십중팔구 급해지며 어긋나게 마련이다.

압박감속에서의 미스샷은 바로 그래서 나타난다.

<>.압박감을 이기는 방법은 크게 두가지이다.

하나는 연습이고 다른 하나는 "컨트롤"이다.

육체적 동작은 두가지방법으로 행해진다.

하나는 머리가 시키는대로 행해지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동적으로
행해지는 것이다.

생각에 의한 동작은 위 설명대로 심리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자동적 동작, 무의식적 동작은 생각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골프에서의 자동적 동작은 오로지 "연습을 통해" 얻어질수 밖에 없다.

즉 연습을 통해 생각에 좌우되는 스윙요소를 줄이면서 자동적으로
이뤄지는 스윙요소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프로들의 스윙이 아마추어에 비해 훨씬 기복이 적은 것도 바로 "연습량의
차이"에 근거한다.

한편 필드에서의 "컨트롤"을 위해서는 "늘 하던대로"하는 평온이 긴요하다.

걷는속도도 일정한게 좋고 샷을 위한 준비과정도 변함이 없어야 한다.

프로들의 걸음걸이, 제스처, 습관 등이 모두 일정한 것도 그때문이다.

위기상황에서는 "어렵다"는 생각대신 "재미있다"는 생각이 좋고 결정적
퍼팅을 할때는 "더 릴랙스하게 더 천천히"해야한다.

하나의 샷때문에 인생이 바뀌지는 않는다.

골퍼는 골프를 "평온하게" 다스려야 한다.

< 김흥구 전문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