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드레 이는 왜 그렇게 무모하게 투자했을까.

홍콩 페레그린그룹을 파산지경으로 이끈 인물로 한국인 2세인 앙드레
이가 지목되면서 그가 무리한 투자를 강행한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아시안 월스트리트 저널 13일자는 페레그린그룹 도산기사를 다루면서
그 해답의 단서가 될만한 앙드레 이의 메모 하나를 공개했다.

앙드레 이가 태국 바트화 폭락직후 부하직원에게 준 메시지라는 이
메모에 따르면 한마디로 그는 태국과 인도네시아의 경제지표를 과신한
것으로 보인다.

이 쪽지에서 앙드레 이는 "바트화나 루피아화가 왜 평가절하돼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GDP 성장율이 7%를 넘고 국내외 부채도 관리가능한 수준인데 왜 국부의
4분의1이 순식간에 사라지게 하는가"라고 썼다.

그는 또 "유럽계 은행의 코흘리개 외환딜러를 달래기 위해서란 말인가"
라는 메시지도 남겨 그의 경쟁자들인 유럽계 은행들을 과소 평가한게
아닌가 하는 추측도 낳고 있다.

한편 페레그린의 법률자문을 맡고 있는 쿠데르 브라더스 홍콩사무소는
앙드레 이가 "업무를 수행하면서 한번도 잘못한 적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 임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