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L 858기 폭파범 김현희(36)씨가 지난 연말 자신의 신변 경호를 담당했던
전직 안기부요원 정모씨(39)와 결혼식을 올린 것으로 9일 밝혀졌다.

김씨는 안보강연회 등에서 자신을 경호하던 정씨를 만나 교제해왔으며,
구랍 28일 경주 근교의 향교에서 혼례를 올리고, 경주에서 남몰래 신혼여행을
마친뒤 서울시내 모처에서 신접살림을 하고 있다.

정씨는 결혼식 전 안기부를 퇴사, 현재 사업을 하고 있는데, 김씨를 밀착
경호하는 과정에서 "사랑"이 싹터 끈질긴 구애를 펼쳤던 것으로 알려졌다.

비밀리에 치러진 김씨의 결혼식에는 보안상 신랑의 가까운 친지들과
안기부 여자수사관 등 옛 동료 몇몇만 참석하는 매우 "조촐한" 의식이었다고
정부 관계자는 전했다.

특히 김씨는 결혼식에서 유족들에 대한 "속죄의 마음"에서 신부가 입는
하얀 웨딩드레스도 마다한채 평상복을 입었으며, 결혼사진도 한사코 반대해
찍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베스트셀러가 된 "이젠 여자가 되고 싶어요"란 제목의 자서전을
한국과 일본에서 출판, 인세와 강연료 등으로 상당액의 재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 재산을 유족들을 위한 장학재단이나 불우이웃에 희사하기로
마음을 굳혔다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김문권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1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