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두자릿수의 고속 성장을 기록해온 미국 주요기업들의 수익성이
아시아 쇼크와 미 달러화 강세 영향으로 뚜렷한 둔화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에따라 7년째 호황을 구가해온 미국 경기에도 브레이크가 걸렸으며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은 디플레이션을 경고하고
나섰다.

투자회사와 이코노미스트들의 기업실적 전망치를 종합분석하고 있는 투자
조사기관 퍼스트 콜에 따르면 스탠더드&푸어스(S&P) 500기업의 작년 4.4분기
수익증가율이 평균 8.3%로 7년만에 처음으로 한자릿수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당초 예상치 12.5%를 훨씬 밑도는 것이다.

특히 호경기의 원동력이었던 하이테크업계의 예상수익률은 당초 21%에서
11%로 수직하락했다.

이같은 수익성 저하는 이미 지난해 9~11월중 실적을 발표한 기업에서
구체적으로 드러나고 있다.

네트워크 기기업체인 스리콤은 순익이 작년 같은기간의 91% 수준으로
줄었으며 나이키는 20% 감소했다.

또 JP모건 3M 오라클 등도 예상치를 밑도는 실적을 기록했다.

이에따라 이코노미스트들은 S&P500 기업의 올 순익증가율 전망치를 당초의
14%에서 하향조정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처럼 주요기업의 수익성이 둔화되고 있는 것은 아시아위기로 인해 미국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이들국가의 자본재 수입이 격감한데다 달러화
강세로 가격경쟁력이 약화되고 있기 때문으로 주가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반해 아시아 쇼크의 영향이 미미하고 따라서 올해 주요기업의 순이익은
고속성장을 기록할 것이라는 주장도 만만치않다.

리먼 브러더스증권사는 S&P500 기업의 영업이익이 96년 6.2%에서 지난해
6.5%, 올해 6.8% 수준으로 꾸준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는 낙관적 견해를
피력했다.

< 강현철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