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원자재가격이 급등하고 있다.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의 폭락으로 수입가격이 크게 오른 결과다.

그러나 새해 국제원자재가격은 내림세를 지속할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지속되고 있는 아시아 각국의 경제위기와 이로 인한 원자재
수요가 위축될게 확실하기 때문이다.

최근 국내 원자재가격이 급등하는 것은 국제시세와 상관없이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 폭락으로 수입가격이 크게 오른데 기인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아시아요인"으로 내년도 세계경제성장률이 당초
4.3%로 전망됐으나 3.5%에 그칠 것이라고 밝혔다.

세계 경제의 성장둔화는 곧 원자재 수요 증가세의 둔화를 의미한다.

이에 따라 석유 비철금속 귀금속 및 곡물 등은 개별종목의 수급정도에
따라 차이는 있겠지만 가격하락 요인이 크다고 할 수 있다.

유가가 대표적이다.

석유수출국기구(OPEC)는 올 상반기 공식 산유량을 하루 2천7백50만배럴로
확정, 종전보다 하루 약 2백50만배럴을 증산키로 했다.

영국 노르웨이 브라질 등 비OPEC산유국들도 지난해보다 약 2백만배럴
증산할 것으로 보이는 등 공급증가요인이 뚜렷하다.

그러나 "아시아쇼크"로 수요증가세는 둔화될 것이라는게 중론이다.

이에 따라 시장에선 소폭 공급과잉이 빚어지면서 올해 평균유가(브렌트유
기준)는 지난해보다 배럴당 1달러정도 떨어진 18.5달러 내외를 기록할
것이라는게 주요 기관들의 예측이다.

그러나 원화가치가 달러당 1백원 하락할 때 국내 휘발유값이 리터당 50원
꼴로 상승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국내 석유제품가격은 큰 폭의 인상요인을
안고 있다.

금값은 지난해에 이어 하락세를 지속할 듯하다.

99년 유럽통화통합(EMU)을 앞두고 정부 자산구성을 재편하려는 유럽 중앙
은행들이 금매각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달러화 강세와 주식시장의 활황세로 금융시장의 수익률이 계속
강세를 나타내면 펀드들의 금수요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경기침체로 아시아 소비자들의 장신구수요마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올해 평균금값은 온스당 3백달러선으로 지난해보다 약 30달러
떨어질 것이라고 매커리은행은 전망했다.

비철금속가격도 아시아의 수요증가둔화로 강세보다 약세를 보이는 종목이
많을 전망이다.

세계 비철금속수요의 30~35%를 차지하는 아시아 각국이 금융시장혼란으로
공공부문예산을 축소하고 주요 국책사업들을 잇따라 연기하고 있다.

이에 따라 구리 납 아연 니켈 등의 가격은 지난해보다 떨어질 것이라는게
일반적 관측.

그러나 러시아 중국 등에서 생산이 감소할 것으로 보이는 주석과 미국
유럽의 수요증대가 예상되는 알루미늄은 가격상승 가능성이 높다고 메릴린치
와 LG선물 등 국내외기관들이 보고 있다.

곡물의 경우 최대 곡물수출국인 미국이 지난해 풍작을 거둔데다 지난
수년간 큰 폭의 수요증가세를 보여 온 아시아에서 수요둔화 조짐이 일고
있어 곡물값은 약보합을 보일 공산이 크다.

대두값은 부셸당 7~8달러선, 옥수수값은 부셸당 2~3달러, 소맥값은 부셸당
3~4달러선에 포진해 지난해와 비슷하게 전개될 것이나 최고시세가 지난해에
비해 낮게 형성되리라는 관측이다.

< 유재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