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한파속에 겨울철 비수기임에도 불구하고 이사를
하는 가정과 회사들이 늘어나는 기현상을 보이고 있다.

이는 외환위기속에 경제난이 악화되면서 기업부도나 개인파산으로
회사와 아파트를 파는 케이스가 많아졌고 감량경영에 따른 감원과
인사이동으로 근무지를 옮기는 사람들이 늘고있기 때문이다.

기업과 가정주택 매물이 크게 늘면서 대한통운 한진 통인익스프레스등
대형 이삿짐 전문업체들은 불황속에서도 물량증가로 특수를 누리고
있다.

경기도 분당에 살고있는 송모(60)씨는 최근 50평짜리 집을 급하게
처분하고 20평짜리 연립 주택으로 옮겼다.

퇴직금과 신용으로 2억원정도의 주식투자를 해왔으나 12월이후 주가가
폭락, 집을 처분할수 밖에 없었다.

최근 입주가 시작된 수원 영통지구의 한 부동산중개업소는 "입주가
시작된 아파트 가운데 절반 이상의 가구가 입주대금을 제대로 못내
매물로 내놓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밖에 서울등 수도권 지역 대부분의 중개업소에는 가격을 불문하고
팔아달라는 급매물이 급증해 가구들의 경제난을 반영하고 있다.

전국적인 수송망을 갖고있는 국내최대 화물운송업체인 대한통운
이사물사업소의 구태균씨는 "97년에는 한해전보다 1백60%정도 이사물량이
증가했다"면서 "기업도산으로 회사를 옮기는 화물은 물론 가정 이삿짐이
이달들어 폭발적으로 늘어 일손이 모자랄 정도"라고 밝혔다.

국내 최대 포장이사 전문업체인 통인익스프레스의 서진만 영업부장은
"전통적으로 12월은 이사를 잘하지 않는 비수기이나 월평균 이삿짐
수송건수가 5백여건을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0~30%는 늘어난것
같다"고 소개했다.

< 최인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