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프론티어"라는 조금은 거창한 듯한 우리 모임은 2가지 점에서
매우 특징적이다.

이 모임은 우리나라에서 처음 시도된 사이버 상의 네트워크 조직이다.

사단법인으로 정식등록을 했으면서도 모임의 주된 활동무대는 가상공간이다

PC통신 나우누리에 개설된 사이버 전용공간(CUG)을 통해 소식을 전하고,
토론을 진행하고, 정보를 공유한다.

나우누리 내의 프론티어 전용방에는 매일같이 수백명이 접속하고 수십편의
글이 올라온다.

회원들간의 견해가 대립되는 사안이 등장하면 프론티어 전용방게시판은
찬반토론으로 뜨겁게 달구어진다.

또 프론티어는 기본적으로 30대 전문가 집단을 주축으로 하면서도 누구
에게나 열려있는 모임이다.

그래서인지 20대에서부터 50대까지, 백수에서부터 의사 및 변호사까지
회원층이 다양하다.

언젠가 회원규정을 놓고 토론이 벌어졌는데 "마음이 30대인 사람"으로
결정됐다.

내가 40대가 되어서도 프론티어에 열심인 것도 "마음만은 청춘"이기 때문
인지도 모르겠다.

회원층이 다양하다고 해서 모임이 중구난방이겠거니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21세기 프론티어"라는 명칭에서도 알 수 있지만 21세기라는 새로운
시대를 어떻게 준비할 것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것이 모임의 큰
취지다.

따라서 과학기술 정보화 새로운 패러다임 인권 환경 각종 사회문화적
이슈들이 주로 화제로 등장한다.

사회 각계 각층에서 활동중인 회원들의 전문가적인 식견이 참으로 도움이
될 때가 많다.

또 프론티어에서는 모임의 활동에 관심을 갖고 있는 비회원들과의 교류를
위해 나우누리에 "저널21"이라는 이름으로 전문가들의 공개칼럼 코너를
만들어 운영하고 있기도 하다.

사이버상의 네트워크형 조직을 지향한다고 해서 얼굴을 맞대는 모임을
소홀히 하는 것도 결코 아니다.

한달에 한번씩 공개포럼을 진행하고, 여름 휴가철이면 지리산 등반을
정기적으로 한다.

그리고 연말이면 어김없이 송년모임을 가진다.

내가 주로 나가는 주당모임은 술 마시면 꼭 밤이슬을 보고만다 해서
''야로회''란 애칭을 가지고 있다.

프론티어에는 수십명의 열성당원이 있다.

특히 모임의 현재 대표인 박성현((주)엑센본부장)씨를 비롯 이두엽(서울컴
대표), 정희섭(전 민예총 정책실장), 박문식(공인회계사), 이양원(변호사),
이재의(광남일보 논설위원), 임경순(포항공대 교수), 백욱인(서울시립대
교수), 장영승(나눔기술 대표), 이재현(문학평론가), 주인석(소설가) 회원
등이 매우 열심이다.

21세기는 정보화의 시대이자, 지식노동이 가치창출의 원천이 되는 시대라
한다.

그때쯤이면 프론티어가 "21세기 센터"가 되지 않을까.

(한국경제신문 1998년 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