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미섬우화] (301) 제10부 : 마지막 게임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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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낮말은 새가 듣고 밤말은 쥐가 듣는대잖아요"
그녀는 백순애를 찍어 말하려다가 아버지가 그녀를 원수같이 미워할까봐
참는다.
그녀의 고운 심성은 머리 좋은 백명우에게는 이미 상당한 장점으로
날인되어 있다.
그녀가 프로골퍼 때문에 자기와의 결혼을 미루고 있다 하더라도 백명우는
우아하고 결이 고운 영신의 심성에 이미 그로기 되어 있었다.
그녀는 남자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천사같은 순결과 아름다움,
무엇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기품과 어마어마한 돈의 배경이 있었다.
백명우는 단순한 예술가지만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상당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그가 그러한 점을 모를리 없다.
백명우는 서서히 그녀와 만나는 동안 그녀 아니고는 갖출 수 없는
여러 뛰어난 인품과 고상함에 깊이 중독되어 있었다.
"네 생각에는 백명우가 어떻게 나올 것 같으냐?"
"기분은 나쁘겠지만 더 이상 문제를 삼지는 않고 빨리 결혼하려고 할 것
같아요"
"아주 자신만만 하구나.
세번씩이나 결혼하는 주제에" 김치수는 약간 빈정댄다.
그것이 모두 그녀가 남자를 보는 눈이 미숙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녀는 귀여운 자기 외딸이다.
"남자들이 나를 여간 좋아하지 않아요.
왠지 아세요? 아버지가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나의 매력 플러스 김치수 회장의 딸 이미지가 성립하는 것이지요"
"너는 어쩌면 그렇게 말을 잘 하느냐?"
"아버지가 잘 낳아주셔서 그래요.
나는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유일한 자식이잖아요"
"열아들 부럽지 않다.
그리고 미화는 내가 바라던 것 이상으로 나에게 충성스럽다"
"제 기대에도 어긋나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알아야 할 것은요.
그만 또래의 계집애들은 누구하고도 쉽게 같이 잘 수 있고 또 아버지에게
바치는 충성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럴까?"
사랑없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그는 미화가 자기에게 스무번의
키스를 퍼붓고도 입술을 내밀어 더 애무해주기를 바라던 그 불같은 열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래도 딸이기 때문에 친구에게 처럼 더 이상 구체적인 말을 묻지
못 한다.
그 애가 남자를 좋아하는 아이여서 그렇게 정열적일까? 아니면 자기를
정말 좋아하고 제 말 처럼 사랑해서 일까? 그의 명석한 두뇌로도 판단이
안 선다.
아니 판단하고 싶지가 않다.
사랑이 아니라는 쪽으로 분석이 나올까봐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
그녀는 백순애를 찍어 말하려다가 아버지가 그녀를 원수같이 미워할까봐
참는다.
그녀의 고운 심성은 머리 좋은 백명우에게는 이미 상당한 장점으로
날인되어 있다.
그녀가 프로골퍼 때문에 자기와의 결혼을 미루고 있다 하더라도 백명우는
우아하고 결이 고운 영신의 심성에 이미 그로기 되어 있었다.
그녀는 남자들이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천사같은 순결과 아름다움,
무엇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기품과 어마어마한 돈의 배경이 있었다.
백명우는 단순한 예술가지만 대부분의 예술가들이 그렇듯이 상당히
머리가 좋은 사람이다.
그가 그러한 점을 모를리 없다.
백명우는 서서히 그녀와 만나는 동안 그녀 아니고는 갖출 수 없는
여러 뛰어난 인품과 고상함에 깊이 중독되어 있었다.
"네 생각에는 백명우가 어떻게 나올 것 같으냐?"
"기분은 나쁘겠지만 더 이상 문제를 삼지는 않고 빨리 결혼하려고 할 것
같아요"
"아주 자신만만 하구나.
세번씩이나 결혼하는 주제에" 김치수는 약간 빈정댄다.
그것이 모두 그녀가 남자를 보는 눈이 미숙해서 그렇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나 어디까지나 그녀는 귀여운 자기 외딸이다.
"남자들이 나를 여간 좋아하지 않아요.
왠지 아세요? 아버지가 대단한 사람이기 때문이에요.
나의 매력 플러스 김치수 회장의 딸 이미지가 성립하는 것이지요"
"너는 어쩌면 그렇게 말을 잘 하느냐?"
"아버지가 잘 낳아주셔서 그래요.
나는 아버지의 피를 이어받은 유일한 자식이잖아요"
"열아들 부럽지 않다.
그리고 미화는 내가 바라던 것 이상으로 나에게 충성스럽다"
"제 기대에도 어긋나지는 않지만 아버지가 알아야 할 것은요.
그만 또래의 계집애들은 누구하고도 쉽게 같이 잘 수 있고 또 아버지에게
바치는 충성이 사랑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럴까?"
사랑없이 그렇게 할 수 있을까? 그러면서 그는 미화가 자기에게 스무번의
키스를 퍼붓고도 입술을 내밀어 더 애무해주기를 바라던 그 불같은 열정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하고 생각해본다.
그래도 딸이기 때문에 친구에게 처럼 더 이상 구체적인 말을 묻지
못 한다.
그 애가 남자를 좋아하는 아이여서 그렇게 정열적일까? 아니면 자기를
정말 좋아하고 제 말 처럼 사랑해서 일까? 그의 명석한 두뇌로도 판단이
안 선다.
아니 판단하고 싶지가 않다.
사랑이 아니라는 쪽으로 분석이 나올까봐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