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조엔규모의 소득세 감축을 골자로 하는 강력한 경기부양책을
내놓자 엔화 가치가 급반등했다.

17일 도쿄외환시장에서 달러화에 대한 엔화 가치는 한때 전날보다 무려
달러당 5엔정도 상승, 1백25.80엔까지 치솟는 폭등세를 보였다.

엔.달러환율이 하루동안 5엔이상 움직이는 것은 이례적인 현상이다.

엔화가 이처럼 폭등세를 보이자 일본은행(중앙은행)은 시장안정 차원에서
지난 92년8월이후 5년4개월만에 처음으로 엔을 팔고 달러를 사는 시장개입에
돌입했다.

엔화는 오후들어 소폭 하락, 오후 5시 현재 달러당 1백27.08엔을 기록했다.

엔화의 폭등은 일본 정부의 소득세 삭감 조치가 민간소비를 활성화시키는
등 즉각적인 경기부양 효과가 있는 만큼 일본경제가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시장관계자들은 이번 조치가 일본정부의 본격적인 경기부양대책의 신호탄
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주식시장도 이를 반영, 닛케이평균주가가 전날보다 5백55.85엔(3.48%)이나
상승했다.

전문가들은 "그동안 일본정부의 경기부양책이 미흡하다고 지적해온 클린턴
미국 대통령도 이날 하시모토총리의 경기부양책을 환영한다고 밝힘에 따라
이번 부양책은 일본경제가 대외신뢰도를 한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분석하고 있다.

일부 전문가들은 그러나 "일본경제의 펀드멘털은 아직 부실한 상태이기때문
에 엔화가치 상승은 단기적인 현상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