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이 임원숫자를 현재보다 20% 감축한다.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17일 "정부로부터 1조1천8백억원 규모의 현물출자를
받기 위해 최근 재정경제원에 추가자구계획을 제출하면서 이같은 내용을
포함시켰다"며 "현재 12명인 은행임원 숫자가 9명 정도로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이들 은행은 "감량경영을 위해 직원을 대폭 감원하고 있기 때문에 임원
숫자도 함께 줄이는게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들 은행의 임원축소 방침은 IMF(국제통화기금)가 현재 요구하고 있는
전임원 동반사퇴와는 별개의 것으로 부실경영에 책임을 지고 임원들이
물러나더라도 새로운 임원충원은 이 범위안에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은행은 특히 내년 상반기까지 경영회생이 성공적이지 못할 경우
전임원이 사퇴하겠다고 자구계획에서 밝혔다.

금융계는 그러나 부실경영 문책에 대한 IMF의 목소리가 워낙 강경하기
때문에 정부가 임기만료전 또는 주주총회 전이라도 제일 서울은행의
임원들을 중도퇴진시킬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제일은행 임원들은 한국은행으로부터 특별융자를 받으면서 은행감독원에
일괄사표를 제출했으며 서울은행의 경우 단호한 자구의지를 천명할 목적으로
전임원들이 행장에게 사표를 이미 내놓은 상태다.

두 은행의 임원들도 대부분 "포괄적인 경영책임을 물어 퇴진하라면
받아들일 수 밖에 없지 않느냐"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편 제일은행과 서울은행은 이같은 임원감축 외에 1천5백명 안팎의 인원을
줄이고 임원보수는 30%, 직원급여는 10% 삭감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40개이상의 점포를 통폐합하고 주식 등 유가증권도 적극 매각키로 했다.

이로인해 이들은행은 내년 상반기중 BIS(국제결제은행)기준 자기자본비율이
9% 이상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성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