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공 창원공장 철도차량 의장생산부 김기덕(55) 기원.

그는 올해로 19년째 철도차량 전기공사 작업을 도맡아 해오면서 터줏대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내 철도차량 종사자중 처음으로 올해 명장으로 선정돼
전기기술 능력을 대내외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실력은 기관차에 사용되는 전기제품 활용기술 개발에서 돋보인다.

현대정공은 지난 79년 국내 최초로 디젤 전기기관차를 개발하고 있었다.

그런데 당시만해도 기술력이 전혀 없어 전선 하나 제대로 묶을 수 없었다.

그는 전선을 다발로 처리할 수 있는 기구를 개발하기 위해 외국어로 된
설계도면을 독파하고 6개월 이상 밤을 새다시피 작업을 계속했다.

마침내 국내 최초로 기관차 고압제어장치에 들어가는 각종 전장품을
연결하는 전선을 다발로 묶을 수 있는 지그(JIG)를 개발, 안전과
작업능률을 배가시키는 효과를 올렸다.

그의 활약은 기관차에 들어가는 제품의 품질 향상과 공정개선 제안에서
두드러진다.

모두 26건이나 개발해 획기적인 원가절감에 기여하고 있는 것.

우선 기관차의 하부와 상부를 연결하는 각종 전기부품의 설치 위치를
간편하게 그린 도면을 작성, 제작과정에서 발생하는 불량률을 완벽하게
제거, 품질개선에 크게 기여했다.

또 전기부품들을 연결하는 배선작업을 현장에서 별도로 하지않고 작업의
모든 연결부위에 맞는 번호표를 전선에 미리 붙여 작업시간을 절반이상
단축하고 표준화를 이뤄내는데 일조하였다.

작업이 복잡하고 전선상태를 확인할 수 없었던 전동차내 전기선 작업도
관속에 미리 전선을 집어넣어 처리하는 방안을 고안, 작업시간을 단축하고
불량률을 대폭 줄였다.

그는 이렇게 말한다.

"앞으로 철도교통의 첨단화를 주도할 경부고속철도 개통과 자기부상열차
실용화를 앞두고 전기시스템 분야에서 연구해야 할일이 산적해 있습니다.

명장을 꿈꾸는 후배들에게 경험과 기술을 전수, 한국을 세계 제일의
철도차량 제조국으로 만들어나가겠습니다"

< 창원 = 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