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살리기 1천만명 서명운동 첫날인 4일 서명대가 설치된 대한상의 국제
회의실과 서울 삼성플라자 태평로점 인근엔 한강의 기적을 다시 한번 일으
키자는 시민들의 열기로 가득찼다.


<>.발대식의 하이라이트는 경제위기극복을 위한 결의문 채택.

삼성정밀화학 안종문 이사가 대표로 낭독하는 동안 5백여명의 참석자들이
모두 일어나 숙연한 마음으로 이를 경청했다.

결의문 낭독이 끝나자 모두 박수를 치며 1천만명 서명운동의 대장정이
성공리에 끝나 경제주권을 하루빨리 되찾기를 기원했다.


<>.심우영 총무처장관 김상하 대한상의회장 박내회 서강대교수 박용정
한국경제신문사장 등이 발대식후 1호로 서명을 하며 1천만명 서명의 첫
테이프를 끊자 서명대주위에 몰려있던 관계자들이 또다시 박수로 화답했다.

이어 행사장 입구에 마련된 서명대에는 3백여명이 질서정연하게 차례를
기다려 서명했다.

순서를 기다리는 줄이 추운날씨속에서도 현관밖에까지 이어졌지만 자리를
떠나는 사람은 찾아볼 수 없었다.


<>.서명을 마친 사람들은 주최측에서 나눠주는 "경제를 살립시다"라는
노란색 리본을 가슴에 달고 경제주권을 되찾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
하는 모습이었다.

동성화확그룹 회장실 성기훈씨(27)는 "국제통화기금의 경제신탁은 정부
기업 가계 등 경제주체 모두의 책임"이라며 "모두가 군살을 빼고 내핍하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서명장 주변에서는 시민들이 삼삼오오 모여 경제상황에 대해 즉석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김광묵씨(37 삼성정밀화확 과장)는 "우리 내부에 숨어있던 "나 하나쯤이야"
라는 의식이 그동안의 낭비와 혼란을 불러온 것 아니냐"며 "네탓을 논하기
보다는 우선 모든 국민들이 마음을 모아 이 위기를 넘겨야 한다"고 말했다.

총무처 직원 한재희씨는 "서명을 한다는 것은 경제살리기 운동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하고 앞으로 모든 생활
에서 근검절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주)이데아에 근무하는 김소영씨(27)는 "한국사람들은 한 번 마음먹으면
무엇이든지 해낼 수 있는 민족"이라며 "1천만명 서명운동을 계기로 전국민
들의 마음이 하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비교적 이른 시간에다 추운날씨임에도 불구하고 지나가는 시민마다
빠짐없이 가던 발길을 멈추고 가두서명 운동에 참여, 경제회생에 대한
시민들의 간절한 바람을 여실히 반영했다.

가두서명을 시작한 지 불과 20여분만에 서명자가 2백여명에 이를 정도였다.

이날 오전 11시30분까지 1시간30분동안 삼성플라자 앞에서 전개된 가두서명
운동에는 모두 5백41명이 참여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10대의 여학생에서부터 40대의 수녀, 70이 넘은 고령에 이르기까지
남녀 노소 직업을 불문하고 서명에 동참, 서명장 주변은 경제를 살려야겠다는
국민들의 열기로 추운 날씨를 무색케 했다.

서명운동에 참여한 시민중에는 가정주부들이 상당수를 차지했는데 이들은
"경제위기로 인해 남편이 다니던 직장에서 실직하지는 않을까 가슴이 조마
조마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부분의 시민들은 "1천만명 서명운동에 동참함으로써 우리 경제가 회생
되는데 조금이라도 보탬이 됐으면 한다"면서도 경제파탄에 빠진 우울한 현실
때문에 굳은 표정을 풀지 못하는 모습이었다.

<>모임이 있어 부산에서 서울로 잠시 올라왔다는 수녀 김희식씨(부산
금정구)는 "거리를 돌아다녀보니 극심한 경기불황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며 "주님께 우리경제가 하루빨리 소생하도록 도와달라고 매일 정성껏
기도를 드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회사원 최원일씨(27.부천시 소사구)는 "경기가 어려워 불안한 마음을
가눌 길이 없다"며 "경제살리기 1천만명 서명운동을 계기로 온 국민이
한마음이 되어 어려운 현난관을 헤쳐나가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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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특별취재단 ]

<> 단장=김형철 사회1부장

<>이봉구차장(산업1부) <>윤기설차장(사회1부) <>조주현(")
<>김문권(") <>김준현(") <>김태현(부산)
<>신경원(대구) <>김희영(인천) <>최용수(광주)
<>이계주기자(대전) <>김창헌차장 신경운 강은구(사진부)
<>백광엽(증권부) <>류성(유통부) <>이영훈(산업1부)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5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