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수회"는 1991년5월 금화그룹(금강제화그룹)내 바둑동호인의 모임으로
탄생했다.

"고수회"는 매년 사내 임직원이 참가하는 "금화바둑왕전" "프로기사 초청
다면기대회" "여직원 오목대회" 등 다채로운 바둑행사를 개최해 금화인의
기력향상 및 일과후의 친목도모에 일조하고 있다.

수없는 반상의 주검들을 바라보면서 상수의 훈수를 경청해야 하는 하수와
이들 하수를 제물로 삼겠다는 상수들이 긴급회동을 갖고 기력향상과 임직원
간의 친목도모를 취지로 장내에서 설움을 하소연하고 영원한 상수임을 증명
해보이고자 하는 것이 고수회의 취지이다.

바둑을 좋아하는 금화그룹의 임직원이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는 고수회는
1백여명의 회원을 확보해 명실상부한 사내 제1의 동호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임직원들의 건전한 여가선용측면에서 회사에서도 적극적인 참여를 권장하고
있으며 여직원들의 가입도 증가하는 추세이다.

내년에는 그룹전체 임직원이 참여하는 바둑대회도 구상중이다.

95년 양재호 9단, 97년 서능욱 9단 초청 다면기 대국에서 쟁쟁한 프로기사
들과의 접전이 기억에 남는다.

프로기사들과의 대면을 통해 오묘한 바둑의 맛에 흠뻑 빠질 수 있었던
좋은 기회였다.

현재 필자의 기력은 7급 수준인데 고수회 회원들의 실력이 일취월장하면서
많은 공부가 필요함을 절감하고 있다.

고수회를 창립한 지도 6년이 지났다.

타오르는 불길같이 매서운 눈길로 제물을 찾아 헤매던 하이에나와 잔혹
하리만큼 무차별적인 공격에도 변변한 대항조차 못하던 순한 양들도 이제는
공존할 수 있을 정도의 기력을 키워가고 있는 모습을 본다.

결코 바뀌지 않을 것 같던 흑백이 말없이 바뀌고 까맣게 접었던 복병이
없어도 충분히 대항할 수 있을 만큼 나의 기력도 향상되었다.

바둑을 매개로 해서 만났지만 의외의 소득도 많다.

우선 임직원간의 흉허물없는 대화가 오가는 분위기가 너무 좋다.

자연스런 만남과 부드러운 분위기 속에서 얘기의 꽃을 피우곤하는데 이게
다 업무에도 살이 되고 피가 된다는 사실을 알았다.

이것이 고수회의 묘미가 아닌가 생각한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2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