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에서 꼽는 IMF체제하의 최우선 정책과제는 "금리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구조조정"과 "기업의 자금조달"원활화도 IMF체제 정착에 필수요건으로
지적됐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6일 전국 2백73개 일반기업 및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금융위기에 관한 업계의견"을 조사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IMF구제금융 요청 직후(22,23일) 실시된 이 설문조사에서는 정부가 금리
안정에 최대역점을 둬야 한다는 응답이 72%에 달해 업계의 극심한 금리불안
심리를 반영했다.

상의는 이와별도로 1백20개 업체의 자금담당자로 구성된 자체 금융문제
연구회를 통해 금리전망을 조사한 결과 대부분의 회원기업들이 앞으로
금리가 20%대까지 치솟을 것으로 점치고 있었다고 밝혔다.

이같은 금리불안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정부가 강력히 개입, 금융산업의
구조를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를 이뤘다.

인수 합병(M&A)을 거부하는 금융기관에는 영업정지를 내리는 등 정부가
강력히 조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74.9%에 달했다.

이와함께 기업들의 구조조정이 매끄럽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52.8%)
기업의 자금이 원활히 돌 수 있게 환경을 조성하는 것(51.2%)도 IMF체제하에
서 정부가 주력해야 할 항목이라고 업계에서는 지적했다.

IMF구제금융 요청에 대해서는 대부분이 "찬성"(67.3%)표를 던져 국제기구의
도움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판단하고 있었다.

이들은 특히 IMF의 우산속에서 외환공급증대에 따른 환율안정(79.8%)과
외환보유고 확대로 인한 정책수행 여력확보(59.5%)를 기대하고 있었다.

"한국정부의 자력만 위기상황을 탈피할 수 있었는데도 불필요하게 IMF에
손을 벌렸다"는 의견은 9.4%에 그쳤으며 한국은행의 직접 차입을 통한 외환
위기 해결 가능성에 대해서도 78.7%가 불가능하다고 평가, 한국금융상황이
자력갱생의 범주를 넘어섰다는데는 대체로 공감하고 있었다.

실제로 업계의 정부정책 신뢰도는 바닥을 맴돌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기아사태이후 최근까지 정부가 보여준 정책수행 능력에 대해서는 절반을
훨씬 넘는 57.8%가 30점이라는 낙제점을 줬으며, 60점 이상의 후한 점수를
준 업체는 불과 2.3%에 그쳤다.

정책 신뢰도도 44.7%가 30점 이하의 낮은 지지도를 보이는 등 전체의
94.6%가 60점이하의 성적표를 매겼다.

이를반영, IMF구제금융 요청이 제외된채 발표됐던 지난 19일의 금융안정
대책에 대해서는 금융위기 해소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절반수준(57.8%)
에 불과했다.

단, 환율의 1일변동폭 확대조치에 대해서는 73.5%가 "환율제도 변경으로
가격기능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