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26일 내놓은 "98년 경영체질 혁신방안"은 그룹 전반의 경영을
초내핍경영으로 전환한다는 것을 공식적으로 밝힌 것으로 볼 수 있다.

고강도 극약처방이 아니고서는 현 경제위기상황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감이 혁신방안내용 곳곳에 배어있다.

특히 조직을 30% 감축하는 등 조직 경비 투자 등 전부문을 "축소일변도
경영"으로 엮고 있고 정리대상 사업도 올해의 2배로 잡고 있어 상당규모의
감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에따라 한국 초일류기업을 대표하는 삼성마저 창사이래 초유의 초내핍
경영으로 돌아섬으로써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 시대와 맞물려 그 여파
가 재계 전반으로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이번 방안과 관련, 21세기 도약을 위한 기업경쟁력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고강도 극약처방이 아니고서는 현 경제위기상황에서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생존의 대한 위기감이 혁신방안내용 곳곳에 배어있다.

임원봉급삭감 급여총액동결 조직감축 경비50%감축 투자30%감축 등 모두
삼성이 처음 경험하게 될 조치들이다.

삼성이 이같이 초긴축으로 선회하게 된 것은 그룹의 핵심축인 반도체사업이
계속된 침체국면에 빠지면서 자금주력부대의 지원이 사실상 끊겼기 때문이다.

때맞춰 막대한 초기자금이 소요되는 자동차사업이 지난 94년부터 시작돼
이미 2조6천억원이 투자됐고 오는 2010년까지 8조원의 돈이 더 들어가야 할
입장이다.

여기에 중공업 항공 등 제조업 주력계열사들의 적자가 몇년째 이어지고
있어 사업확대는 고사하고 덩치를 줄이지않을 수 없게 됐다는 분석이다.

삼성 관계자들 스스로도 "경제위기 상황에서 뼈를 깎는 고통의 인내와
노력없이는 살아남을 수 없다"는 생존차원의 경영전략이라고 밝히고 있다.

이에따라 조직 30% 감축과 약 2천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1조3천억규모의
한계사업을 정리하면서 3천여명의 가까운 인력이 회사를 떠날 것으로 추정
되고 있다.

임금총액도 올해규모로 동결한다는 방침이어서 사실상 감원규모는 더 커질
가능성이 있다.

삼성은 또 IMF의 구제금융으로 국내 경기회복이 예상보다 더뎌질 것으로
보고 있어 삼성이 다시 정상경영을 펼치는 시점은 99년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김철수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