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실내건축업계도 이젠 양적인 성장을 바탕으로 질적인 발전을
모색해야 할 때입니다"

국내 실내건축가로는 처음 국제실내건축가연맹 (IFI) 상임이사로 선출돼
활동중인 민영백(53) 민설계대표.

그는 설계와 시공의 분리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리 실내건축업계의
시급한 과제라고 지적했다.

"지금까지는 전통이나 전문성에 대해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현재 등록업체만 1천여곳이 넘고 중소업체는 부지기수인 만큼 앞으론
디자인 등 분야별 선진화를 꾀해야 합니다"

민대표는 실내건축도 문화적 소산인만큼 우리의 수준높은 전통문화를
현대디자인에 잘 융화시킨다면 국제무대에서도 두각을 나타낼수 있을
것이라고 얘기했다.

"시장개방은 눈앞의 현실입니다.

막연히 방어해야 한다는 생각보다 글로벌화를 염두에 두고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민대표는 이를 위해 국제교류를 활발히 전개, 우리 실내건축의 수준을
널리 알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IFI 이사로 나선 것도 이런 이유 때문.

IFI는 63년 결성된 유럽 중심의 실내건축관련 국제단체로 최근 아시아권
나라들이 적극 참여, 범세계적인 기구로 발전되고 있다.

회원은 32개국.

우리나라는 89년 24번째로 가입했다.

"유럽에서는 인테리어디자인이 보편화돼 있지만 아시아에서는 근래
말레이시아 한국 등을 중심으로 시장이 급부상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세계 디자이너들의 경쟁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민회장은 우리나라 실내건축업계가 성장하기 위해선 고객들의 자세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외국업체와 우리업체가 동등한 입장에서 경쟁하도록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것.

인테리어업계도 외국업체와의 "공존"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한다.

63년 홍익대 건축과를 졸업한 민대표는 현재 민설계외에 시공쪽을
담당하는 민인터내셔널과 서울 인테리어디자인스쿨을 운영하고 있다.

90년 한국 실내건축가협회 (KOSID) 회장과 91년 아시아.태평양
실내디자이너협회 (APSDA) 초대회장을 지냈다.

< 박성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