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신당 이인제 후보는 21일 김영삼 대통령과 각당 대선후보.총재들이
참석하는 청와대 7자 경제회담 참석을 거부한채 독자적인 "경제살리기"
행보를 계속했다.

이후보는 이날 오전 이만섭 총재 등 주요 당직자들과 대책회의 끝에 "밥이나
먹고 사진이나 찍는 형식적인 모임은 경제위기 해소와는 거리가 멀다"는
결론을 내리고 경제현장으로 발길을 돌렸다.

이후보는 이만섭 총재의 기자회견을 통해 불참이유를 "누차에 걸쳐 긴급하고
도 과감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해왔으나 정부는 귀를 막고 있었다"면서
"무능한 정부와 무책임한 정당, 부도덕하거나 부패한 정치인들과 만나 무슨
얘기를 하겠나"라고 밝혔다.

김대통령과 타 후보의 현 상황인식에 대한 안이함을 나무라는 경고 의미라는
게 이후보의 주장이다.

그의 이같은 강수는 경제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1차적으로 김영삼정부에 있고
한나라당도 그 연장선상에 있으며 국민회의는 직무유기한 점을 부각시키면서
차별화를 시도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김대통령의 애매한 태도로 "국민신당=YS신당"설이 터져나와 이후보가
심각한 타격을 입은데 대한 불편한 감정도 작용한 것으로 볼수 있다.

이후보는 청와대 회담참석 대신 서울과 충남지역을 오가며 "경제의병운동"
동참을 호소했다.

대전에서 열린 한나라당 창당대회를 감안, 이 지역에서의 이회창 후보
세확산을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인 셈이다.

그는 이른 아침엔 충남 온양에서 자신을 지지하는 불교신도들을 대상으로
내핍형 선거운동을 전개하게 된 배경을 설명하고 구전홍보에 앞장서 줄 것을
요청했다.

이어 서울로 올라와 재향군인회 강연회와 바르게살기운동중앙협의회 회장단
과 간담회를 가진뒤 버스를 타고 다시 충남 당진으로 내려가 한보철강
당진제철소를 방문, 작업모를 썼다.

이후보는 또 21세기 서해안시대의 상징물인 서해대교 건설현장을 찾아
근로자들을 격려한뒤 철저하고도 완벽한 시공 감리로 "걸작"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했다.

청와대 경제회담이 열리는 시각엔 천안역 광장에서 퇴근길 시민들을 상대로
"함께 허리띠를 졸라매고 다시 뛰자"며 "경제를 살리자"는 전단을 배포했다.

<김삼규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2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