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주변의 숱한 재료중 주가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재료는 어떤
것일까.

많은 증권전문가들은 "주가가 많이 떨어진 것같다"는 저가심리가 향후 주가
상승의 가장 큰 재료가 될수 있다고 꼽고 있다.

주가가 단기간에 폭락할 경우 그만큼 빠른 반등을 기대할 수가 있으며
이같은 과대낙폭현상은 그 어느 재료보다 큰 호재가 될수 있다는 것이다.

요즘 증시는 향후장세에 대한 불안심리가 강한 가운데 주가 급등락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심한 편이다.

17일에도 종합주가지수는 22.39포인트나 급락했고 심심하면 주가상승 혹은
하락폭이 사상최대치를 새로 경신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같은 급등락은 주가폭락이라는 큰 재료를 나름대로 이용해보려고 시도하는
세력이 많기 때문으로 보인다.

토요일인 지난 15일에도 3천만주이상의 주식매매가 이뤄졌다.

일반매수세가 점차 약화되고 있다는 진단에 불구하고 거래 역시 여전히
만만찮은 셈이다.

증권관계자들은 대체로 시장분위기가 아직까지 불안하다는 얘기를 공공연히
하고 있다.

증권시장의 체력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만큼 주가향방을 가늠하기가 상당히
어렵다는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주가향방에 대한 성급한 판단을 자제하는 것이 좋을 것같다는
의견도 곁들이고 있다.

이런 가운데 주가 급락이라는 원천적인 재료와 단기 급등락 현상을 이용해
당분간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것이 좋을 것같다는 투자전략을 제시하고 있다.

최근 그런대로 매매가 제법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것은 이같은 단기매매가
많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불안한 분위기속의 단기매매전략은 아무래도 수긍하기가 어려운
일이다.

족집게 도사나 도통한 사람들이 아닌 평범한 일반투자자들이 단기적인 주가
등락을 따라가면서 투자수익을 낸다는 것은 거의 기대하기 힘든 일이다.

재수가 좋을 경우 약간씩의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겠지만 몇차례에 걸쳐
얻은 단기매매차익을 시세흐름을 잘못 읽은 단 한차례의 실패로 모두 토해
놓는 경우가 많은 것이 주식시장이다.

스스로 생각해 볼때 자기자신이 "주식투자의 도사"는 못되는 것같다고
느껴진다면 낙폭과대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요즘과 같은 시장분위기에서
단기매매로 이익을 얻겠다는 허황된 꿈은 버리는 것이 좋을 것같다.

< 증권전문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