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합그룹은 요란하지 않은 가운데서 내실을 다지는 견실한 기업이다.

고합이 이처럼 다소 보수적인 것은 최종 소비재가 적은 그룹의 사업구조
탓이기도 하지만 외부의 평가보다는 소신과 신념을 더 강조하는 장치혁
회장의 경영스타일과도 무관하지 않다.

장회장의 경영철학은 도전과 혁신, 창의 등으로 요약된다.

중국 등 신흥시장의 개척에 있어 고합이 쌓아온 노하우는 그가 강조한
도전 정신에서 뿌리를 찾을 수 있다.

장회장은 또 혁신과 창의정신을 바탕으로 세계에서 유례를 찾을 수 없는
"구조재구축"이라는 개념으로 울산에 있는 생산공장의 완벽한 리스트럭처링을
이루어내 주목을 끌기도 했다.

특히 글로벌라이제이션에 경영 주안점을 두어 정보통신과 석유화학 부문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고 특히 지난해에는 세계 1위의 비디오테이프 생산업체인
바스프마그네틱사를 전격 인수해 전세계의 주목을 끌기도 했었다.

장회장은 전국경제인연합회의 남북경협위원장으로서 북한과 중국문제에
정통하다.

독실한 기독교신자여서 술 담배는 절대 하지 않는다.

21세기 동북아의 비전과 기업가 정신, 남북경협의 원칙 등에 관한 그의
특강은 명강의로 유명하다.

강연에 앞서 절대 원고를 준비하지 않는 것도 그만의 스타일이다.

< 권영설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