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보통신의 주가는 상종가다.

그래서 미래 정보사회를 주도할 첨병을 길러내는 한국외국어대학교(총장
안병만) 정보통신공학과의 인기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이 학과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정보산업 관련 학과들로 특성화된 정보산업
공과대학에 95년 설치돼 초고속정보통신의 기반기술인 ATM 및 고속프로토콜,
컴퓨터통신, 위성통신 등을 연구한다.

특히 외국어대학이라는 이점을 이용, 어학과 정보통신을 결합해 타대학과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어 주목된다.

정보통신 분야는 벤처기업을 만들거나 해외로 진출할 수 있는 기회가 많다.

하지만 정보통신의 전문가라도 영어권 이외의 제3세계 언어를 모르면 황금i
어장에 그물을 내릴 수 없다.

이 학과는 이런 맹점에 착안, 외대에 설치돼 있는 24개국 언어와 정보통신
를 동시에 배우도록 하고 있다.

학교측은 학생들이 컴퓨터로 이들 언어 및 지역정보를 자유롭게 배울 수
있도록 ATM초고속망을 설치, 멀티미디어 외국어교실을 마련해줬다.

졸업후 기업의 상사주재원 또는 단독으로 정보통신 분야의 사업을 하려고
할 때 미개척지의 언어까지 겸비하면 그야말로 절반이상은 접고 들어가는
셈이다.

교수진은 서울대 계산통계학과와 KAIST박사 출신인 홍진표 교수, 경북대
전자공학과 출신으로 미국 매사추세스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일영 교수,
서울대 제어계측학과와 미국 미네소타대 출신인 김명진 교수, 서울대 전기과
와 KAIST를 나온 김희동 교수 등 4명이며 앞으로 3~4명을 더 충원할 계획이다

교수들은 같은 학문을 최소한 2학기 이상 끌어가지 않는다.

그만큼 신학문을 외국에서 바로 입수해 학생들에게 전수해 주고 있어
타대학보다 1년정도 빠르게 나가고 있다.

중점을 두고 있는 분야는 네트워크 소프트웨어 개발이다.

앞으로 이 분야가 국가경쟁력을 좌지우지할 것이라는 판단때문이다.

교수들은 내년쯤 학생들과 벤처기업을 만들어 소프트웨어도 팔 구상을
갖고 있다.

독립적인 창업능력을 키워주기 위함이다.

학생들의 열의도 대단하다.

실험실에서 밤을 새우며 공부에 열중하는 학생들이 많다.

전공 공부를 위한 스터디그룹 "밀크클럽", 컴퓨터 통신학회인 "컴통",
컴퓨터사무자동화를 연구하는 "니눅스(LiNux)"라는 동아리도 만들었다.

또 PC통신 나우누리에는 타대학 정보통신 관련 전공학생들과 대화를
나누는 포럼방 "HUFSICE"도 개설했다.

3학년 한주현씨는 "요즘 인기있는 정보통신을 배우는 것 자체가 미래
지향적이다.

우리 학교는 네트워크망이 잘 돼있어 자유롭게 인터넷을 이용해 정보를
신속하게 입수할 수 있다.

다른 사람보다 앞서가길 원하는 창조적인 후배들이 많이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은구 기자>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