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유시추및 정제기술의 비약적인 발전으로 석유경제학이 "납빛"에서
"장미빛"으로 바뀌고 있다.

경제성있는 유전개발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는데다 생산비용은 크게 떨어져
21세기초 석유산업의 한계성을 주장해온 오일전문가들의 비관적 주장이 그
설자리를 잃어가고 있다.

미 경제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신호(10일자)에 따르면 원유시추기술의
발전으로 배럴당 원유 탐사및 채굴 비용이 지난 10년간 60%정도 하락했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확인된 원유매장량도 80년에 비해 60%정도 증가했다.

앞으로도 최소 40~50년 소비분이 남아 있다는 얘기다.

지난 72년 로마클럽의 주장은 전혀 근거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지구의 유한성을 주장하는 과학자 경영인들의 모임인 로마클럽은 21세기초
에는 석유가 완전히 고갈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유가예측도 마찬가지다.

80년 당시 세계적인 유가예측 전문가들은 올해쯤 유가가 배럴당 98달러선에
육박할 것이라고 장담했다.

그러나 유가는 지난 수년간 21달러선의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비관론자들의 예측이 이처럼 빗나간 것은 석유개발관련 기술의 눈부신
발전을 간과한 결과다.

석유 탐사부문에서는 자기공명단층촬영술의 발달로 탐사공을 뚫지 않고도
매장여부를 확인하게 됐다.

엑슨사는 이런 방식으로 지난 10년간 탐사비용을 85%나 낮췄다.

채굴부문에서도 3차원 컴퓨터기술덕분에 정확한 매장지를 쉽게 가려내게
됐다.

시추공을 뚫을때도 종전의 수직굴착기술보다 원유회수율이 높은 수평굴착
기술을 개발했다.

고정플랫폼 대신 부유플랫폼이나 심해유전시추선을 활용함으로써 채굴비용
을 절감하고 속도도 배가시키고 있다.

종전에는 매장량의 35%만을 채굴했으나 최근에는 기술발달로 70%까지
회수하고 있다.

정제부문에서도 촉매제의 효율성을 높여 원유에서 휘발유의 단위당 생산
비율을 끌어올렸다.

단적인 예로 미국에서는 90년이후 지금까지 정유공장이 29개소나 감소
했지만 석유류 생산은 하루 10만배럴정도 증가했다.

이처럼 개발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과거 원유채굴이 불가능했던 유전들
이 경제성있는 유전으로 속속 바뀌고 있다.

석유산업을 성장한계산업으로 단정하기엔 아직 이르다는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 유재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4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