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전 한국가정생활진흥회가 우리나라 신혼부부들의 평균 결혼비용을
조사해 발표하였다.

신혼부부 한쌍당 결혼비용이 평균 8천1백60만원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서민들에게는 등이 휠 정도의 엄청난 비용이다.

실제로 얼마전에 결혼을 앞둔 딸의 혼례비용을 걱정한 아버지가 자살한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다.

이는 바로 결혼적령기의 자녀를 둔 대다수의 부모들이 과소비의 결혼문화로
인해 고통받고 있음을 반증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결혼당사자들도 결혼을 전후해 과다한 결혼비용으로 많은 갈등을
겪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나라 결혼실태를 살펴보면 자기능력을 훨씬 웃도는
비용을 지출하지 않으면 안되게끔 되어 있다.

조사결과에도 있듯이 결혼비용중에서 양가부모에 대한 예단비용과 결혼
당일의 비용이 과소비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래서 결혼당사자는 물론이고 우리 사회 전체가 간소화된 건전 결혼문화
풍토를 조성하기 위한 노력이 절실히 요구된다 하겠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검소한 결혼식을 치르는데
앞장서야 하겠다.

지금껏 우리나라 대다수의 유력인사들은 자녀들의 결혼식을 대형예식장에서
엄청난 하객을 모신 가운데 마치 가문을 자랑하듯이 치러온 경향이 없지않다.

앞으로는 이같은 허례허식을 지양해야 하겠다.

특히 여성생활지가 유명 연예인들의 호화사치 결혼식 장면들을 앞다투어
크게 소개해 왔는데 앞으로 이같은 것을 자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결혼을 앞둔 예비 신혼부부들의 모방심리를 부추기는 부작용이 많기 때문
이다.

그 대신 검소한 결혼식 사례들을 적극 취재하여 소개하면 현재의 과소비
결혼문화를 추방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김경희 < 경기도 군포시 산본동 우륵주공아파트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1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