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대란] '제2차 블랙먼데이' 진단과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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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 10년만에 "블랙 먼데이"가 재현된 27일 뉴욕의 월가는 이날 오후 늦게
까지도 "패닉(공황)"의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거래소의 딜러들은 "이제 세계 증권시장 어디에도 안전한 은신처가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7월초 태국 브트화의 폭락으로 시작된 금융 위기가 전세계적인 도미노
현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끝에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온 뉴욕마저
뒤흔든 것이다.
스미스바니증권의 한국계 이코노미스트인 클리포드 추는 "뉴욕의 주식
투자자들마저 증권시장에 대한 "믿음"을 잃기 시작했다"며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키 힘들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뉴욕법인의 김영한사장은 "상당수 투자자들이 일단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채권 등 대체 종목으로 바꿔 투자하는
분위기"라면서 "미국경제 자체의 펀더멘틀은 문제가 없음에도 심리적 공황이
순간적으로 확산됐다는게 이번 주가 붕락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하락폭 만으로는 87년 10월의 "제1차 블랙 먼데이"(508포인트)를 능가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날 뉴욕증시의 붕락장세에 대해 월가의 전문가들은
크게 세갈래로 원인을 찾고 있다.
첫째는 홍콩을 필두로 한 해외증시의 불안, 특히 동남아 경제위기가 뉴욕
으로까지 옮겨붙은 결과라는 진단이다.
삼성증권 김진태 뉴욕사무소장은 "미국의 5백대 다국적기업 대부분이
동남아에 대규모 생산및 영업거점을 갖고 있어 동남아 경제위기가 증폭되면
될수록 미국경제에도 곧바로 여진이 일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수출의존도는 29%에 이르고 있어 동남아
사태의 여파는 미국의 대행 다국적기업과 수출업체들에 미칠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확산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뉴욕증시가 그동안 높은 상승세를 보여온데 따른 자율 조정측면도
지적된다.
대표적 주가지표인 다우존스지수는 전날까지 연초대비 20%이상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올 최고치를 나타냈던 지난 8월6일의 8,259.31의 비해서는 그동안 13.3%가
빠진 편이기는 해도 월가의 일부 전문가들은 10%선의 ''추가조정''을 예견
했었다.
최근 수년동안 지속적인 폭등세를 나타내 온 뉴욕증시는 사실 투기 요인이
가세해 주식의 내재가치보다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장세에 민감한 재료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폭락할수 있는 요인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 대두됐었다.
셋째는 인텔 등 몇몇 대표적 기업들의 3/4분기 경영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안좋은 것으로 발표되는 등 증시를 주도해 온 일부 기업들의 경영에 "노란
신호"가 켜진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연말 보너스 시즌을 앞두고 일부 펀드 매니저들이 그간의 시세차익
을 현실화하기 위해 대거 매도세력으로 돌아선 점이 거론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여러 가지 요인으로 볼때 뉴욕증시가 이전의 활력을 쉽게
회복할수 있을 것인지를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거점을 운영하고 있는 상당수 다국적기업들이 경영난을 타개
하기 위해 대대적인 제2차 다운사이징에 나설 것이며,그 여파로 증시가
한동안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사태는 외부요인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 때문"이라며 "미국경제의 기본이 튼실하므로 증시가 곧
충격에서 벗어나 되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이처럼 이번 사태의 파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시리적 공황"에 대해 재빠른 진화에 나섰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뉴욕증시가 폐장된 직후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으로
부터 폭락사태를 보고받고 "미국경제의 기반이 강력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일시적인 것이며 공황이 올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관계자들은 그러나 폭락사태가 계속될 경우 행정부가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 주식거래 자동중단시스템 ]
27일 뉴욕증시는 지난 87년의 "1차 블랙 먼데이"직후 도입된 주식거래
자동중단 시스템에 의해 더 이상의 붕락을 모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명 "컴퓨터 회로차단(circuit breaker)"으로도 불리는 이 시스템은
하룻사이에 다우존스 지수가 50.100.350.550포인트 떨어지거나 폭등할
때마다 자동적으로 주식 거래를 제한하거나 아예 중단시키는 방식이다.
예컨대 <>다우지수가 50포인트 하락 또는 상승할 경우 뉴욕증시의 컴퓨터
회로가 이를 자동적으로 감지해 하락장세일 때는 주식의 하한가 매도를,
상승시에는 상한가 매수를 금지시킨다 <>다우지수가 100이상 변동할 때는
5분간 주식 거래가 자동 중단된다.
<>다우지수가 350포인트 등락할 경우에는 30분동안 <>550포인트 이상
변동할 때는 1시간 동안 각각 거래가 중단된다.
이날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지수가 350포인트 이상 빠진 오후 2시35분부터
30분간 거래 중단조치가 취해진 뒤 다시 장을 열었으나 이후 하락세를 지속,
불과 25분만에 낙폭이 550포인트를 넘어서자 거래가 전면 중단된채 폐장됐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
까지도 "패닉(공황)"의 충격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증권거래소의 딜러들은 "이제 세계 증권시장 어디에도 안전한 은신처가
없다는 사실이 명백해졌다"며 허탈감을 감추지 않았다.
지난 7월초 태국 브트화의 폭락으로 시작된 금융 위기가 전세계적인 도미노
현상으로 꼬리에 꼬리를 문 끝에 "최후의 보루"로 여겨져온 뉴욕마저
뒤흔든 것이다.
스미스바니증권의 한국계 이코노미스트인 클리포드 추는 "뉴욕의 주식
투자자들마저 증권시장에 대한 "믿음"을 잃기 시작했다"며 "파장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가늠키 힘들다"고 말했다.
대우증권 뉴욕법인의 김영한사장은 "상당수 투자자들이 일단 보유 주식을
처분하고 현금으로 보유하거나 채권 등 대체 종목으로 바꿔 투자하는
분위기"라면서 "미국경제 자체의 펀더멘틀은 문제가 없음에도 심리적 공황이
순간적으로 확산됐다는게 이번 주가 붕락의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하락폭 만으로는 87년 10월의 "제1차 블랙 먼데이"(508포인트)를 능가하는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이날 뉴욕증시의 붕락장세에 대해 월가의 전문가들은
크게 세갈래로 원인을 찾고 있다.
첫째는 홍콩을 필두로 한 해외증시의 불안, 특히 동남아 경제위기가 뉴욕
으로까지 옮겨붙은 결과라는 진단이다.
삼성증권 김진태 뉴욕사무소장은 "미국의 5백대 다국적기업 대부분이
동남아에 대규모 생산및 영업거점을 갖고 있어 동남아 경제위기가 증폭되면
될수록 미국경제에도 곧바로 여진이 일게 돼 있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아시아에 대한 미국의 수출의존도는 29%에 이르고 있어 동남아
사태의 여파는 미국의 대행 다국적기업과 수출업체들에 미칠수 밖에 없을
것이라는 불안심리가 확산돼가고 있다는 지적이다.
둘째는 뉴욕증시가 그동안 높은 상승세를 보여온데 따른 자율 조정측면도
지적된다.
대표적 주가지표인 다우존스지수는 전날까지 연초대비 20%이상의 상승세를
이어왔다.
올 최고치를 나타냈던 지난 8월6일의 8,259.31의 비해서는 그동안 13.3%가
빠진 편이기는 해도 월가의 일부 전문가들은 10%선의 ''추가조정''을 예견
했었다.
최근 수년동안 지속적인 폭등세를 나타내 온 뉴욕증시는 사실 투기 요인이
가세해 주식의 내재가치보다 상당히 고평가돼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때문에 장세에 민감한 재료가 나타나면 언제라도 폭락할수 있는 요인을
안고 있다는 분석이 대두됐었다.
셋째는 인텔 등 몇몇 대표적 기업들의 3/4분기 경영실적이 당초 예상보다
안좋은 것으로 발표되는 등 증시를 주도해 온 일부 기업들의 경영에 "노란
신호"가 켜진 점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연말 보너스 시즌을 앞두고 일부 펀드 매니저들이 그간의 시세차익
을 현실화하기 위해 대거 매도세력으로 돌아선 점이 거론 되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이런 여러 가지 요인으로 볼때 뉴욕증시가 이전의 활력을 쉽게
회복할수 있을 것인지를 낙관하지 못하고 있다.
동남아에서 거점을 운영하고 있는 상당수 다국적기업들이 경영난을 타개
하기 위해 대대적인 제2차 다운사이징에 나설 것이며,그 여파로 증시가
한동안 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폭락사태는 외부요인에서 비롯된 일시적인
투자심리 위축 때문"이라며 "미국경제의 기본이 튼실하므로 증시가 곧
충격에서 벗어나 되오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조심스레 내놓고 있다.
이처럼 이번 사태의 파장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는 가운데 미국 정부는
"시리적 공황"에 대해 재빠른 진화에 나섰다.
빌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뉴욕증시가 폐장된 직후 로버트 루빈 재무장관으로
부터 폭락사태를 보고받고 "미국경제의 기반이 강력하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매커리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사태는 일시적인 것이며 공황이 올
이유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관계자들은 그러나 폭락사태가 계속될 경우 행정부가 모종의 조치를
취할 것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언급을 거부했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 주식거래 자동중단시스템 ]
27일 뉴욕증시는 지난 87년의 "1차 블랙 먼데이"직후 도입된 주식거래
자동중단 시스템에 의해 더 이상의 붕락을 모면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일명 "컴퓨터 회로차단(circuit breaker)"으로도 불리는 이 시스템은
하룻사이에 다우존스 지수가 50.100.350.550포인트 떨어지거나 폭등할
때마다 자동적으로 주식 거래를 제한하거나 아예 중단시키는 방식이다.
예컨대 <>다우지수가 50포인트 하락 또는 상승할 경우 뉴욕증시의 컴퓨터
회로가 이를 자동적으로 감지해 하락장세일 때는 주식의 하한가 매도를,
상승시에는 상한가 매수를 금지시킨다 <>다우지수가 100이상 변동할 때는
5분간 주식 거래가 자동 중단된다.
<>다우지수가 350포인트 등락할 경우에는 30분동안 <>550포인트 이상
변동할 때는 1시간 동안 각각 거래가 중단된다.
이날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지수가 350포인트 이상 빠진 오후 2시35분부터
30분간 거래 중단조치가 취해진 뒤 다시 장을 열었으나 이후 하락세를 지속,
불과 25분만에 낙폭이 550포인트를 넘어서자 거래가 전면 중단된채 폐장됐다.
< 뉴욕=이학영 특파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