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만족경영"이란 구호속에서도 실제 국내산업에 대한 소비자들의
만족도는 오히려 뒷걸음 친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비스업의 경우 1백점 만점에 30점대의 극히 저조한 성적에
머무르는 등 전체 산업계의 고객만족 성적표는 "낙제점"으로 평가됐다.

이같은 사실은 한국능률협회컨설팅이 서울및 수도권 지역에 거주하는
만20세이상 60세 미만 남녀 3천1백76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나타났다.

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들이 매긴 한국산업의 고객만족지수
(KCSI)는 44.1점으로 열등한 성적에 머물렀다.

더욱이 이같은 점수는 지난해(44.4점)보다도 떨어진 것이어서 산업계의
"고객마인드"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지적됐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의 고객만족점수가 지난해(38.7점)보다 10점 가까이
높은 48점을기록, 실력향상이 두드러졌다.

반면 공공서비스는 작년점수보다 2.1점 하락한 35.1점, 일반서비스업도
전년보다 3.4점이나 떨어진 38.7점에 머물렀다.

부문별로는 "맥주"가 고객만족점 63.5점을 획득, 최고만족품목으로
나타났으나 "노선버스"는 불과 11.5점을 얻어 "최악의 서비스품목"이란
오명을 얻었다.

고객만족도가 비교적 높은 분야는 호텔(60.3점), 항공(59.9점),냉장고
(59.7점), 컬러TV(58.4점), 에어컨(56.8점)등으로 제조업종이 대부분이었다.

고객만족도 최하위 부문은 고속도로(13.8점), 택시(17.2점), 수도(20.5점),
가스(24.2점)등 공공서비스부문이휩쓸었다.

업체별 성적표를 보면 컬러TV에서는 LG전자(61.6점)가 음질, 기능,
판매직원태도등 거의 모든면에서 좋은 평가를 받으면서 아남(59.3점),
삼성(56.5점)등을 따돌리고 2년연속 정상을 지켰다.

PC부문에서는 삼성전자(48.1점)가 삼보컴퓨터(42.6점)보다좋은 성적을
올렸다.

대우전자(61.4점)는 "탱크냉장고"전략에 힘입어 LG(59.6점)나
삼성(57.6점)을 눌렀다.

그러나 자동차 부문에서는 올해 대우(48.5점)의 약진에도 불구하고
현대(51.2점)가 4년연속 자동차 톱메이커의 자리를 고수했다.

맥주전쟁에서는 화의신청으로 생사의 기로에 서 있는 진로쿠어스가
68.5점으로 조선(64.7점)과 OB(61점)를 누르고 선전했다.

보람은행(58점)은 지난 94년부터 3년연속 1위를 고수했던 신한은행
(55.4점)을 2위로 밀어내고 정상을 차지했다.

백화점중에서는 현대(56.8점)와 갤러리아(44.6점)백화점이 높은 점수를
얻어 "백화점은 역시 고급전략"이 주효함을 입증했다.

한편 공공서비스 분야에서는 전반적인 낙제점속에서도 모범택시가
전산업부문을 통틀어 최고점수인 70.9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 노혜령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2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