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정공 울산공장의 차량품질관리실 박노덕(35) 반장.

지난 93년 31살의 나이로 최연소 반장이 된 그는 동료들 사이에서
맥가이버로 통한다.

아무리 골치아픈 고장이라도 그의 손을 거치기만 하면 말끔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박반장은 지난 90년 현대정공에 첫발을 디딘뒤 줄곧 차량 생산공정의
끝마무리에 해당하는 의장검사를 맡아온 베테랑.

완성차 한대에 들어가는 2만여가지의 부품에 대한 3백여가지 검사를
도맡아 처리하는 것이 그의 하루 일과이다.

그가 전문가로 평가받은 것은 지난 86년 생산한 갤로퍼에 발생한 문제를
해결하면서부터.당시로선 기아변속시 "뚱 뚱"하는 시끄러운 소리가
발생했으나 아무도 원인을 찾아내지 못했다.

그는 6개월 동안 밤낮없이 완성차를 수십차례 해체하고 점검하는 고된
작업을 실시했다.

그 결과 바퀴와 차체를 연결하는 삼각형 모양의 로어 암속 오일이
제대로 마르지 않았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그는 오일대신 비눗물로 바꿔 소음을 완벽하게 제거하는 수훈을 세웠다.

박반장의 생산성 향상 노력은 공장신설때 작업공정의 개선과정에서
두드러진다.

그동안 차량 생산공정에 불량이 발생할 경우 과정마다 검사라인을 따로
설치, 불량품을 떼내어 처리하는 바람에 자연히 차량을 이동하는
번거로움을 겪었다.

그는 불량품의 처리공정 과정을 한 곳에 모아 한꺼번에 처리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즉시 인원도 20명에서 10명선으로 줄고 불량률도 절반이상 눈에 띄게
줄어드는 효과를 냈다.

특히 차가 달릴때 앞쪽 백미러에 부딪쳐 나는 소음을 줄이기도 하는가
하면 시시각각 변하는 부품의 사양변경과 기능에 대한 최신정보를 연구,
동료들에게 교육하는 열의를 보이고 있다.

동료들과 한팀을 이뤄 무결점에 도전하고 있다.

"차량검사는 사람의 안전과 직결돼 사소한 실수도 용납되지 않아요.

그러나 기술만 제대로 익히고 정성만 다한다면 반드시 좋은 작품을
만들수 있습니다"

앞으로 맡은 분야에서 일인자라는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박반장은 오늘도 현장을 누비며 신기술개발에 열중이다.

< 울산 = 김태현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