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이 "시화호 무단방류"나 "사모전환사채 처분금지" 사건 등 사회.경제
적으로 민감한 사안에 대한 결정을 미루거나 실효가 없는 결정을 내려 재야
법조계와 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들은 이와 관련, 재판부에 공개질의서를 제출하거나 대규모 공동변호인단
을 선임키로 해 법원의 대응이 주목된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시화호 인근연안의 어민들이 지난해 11월 낸 무단방류
금지 가처분신청의 경우 법원이 두차례나 결정을 연기, 소송접수 11개월째
공전하고 있다.

재판부는 현장검증 및 수차례의 공개변론을 거쳐 지난달 26일 결정을 내릴
예정이었으나 사안의 중대성 등을 이유로 이를 돌연 취소했다.

이 사건은 지난 7월 변론이 종결됐으나 수자원공사측의 변론재개요청으로
결정이 이미 한차례나 연기됐다.

어민들은 "심리기간중에도 이미 두차례나 오염폐수가 방류돼 인근어장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며 "법원의 결정연기는 신속한 피해구제를 위한 가처
분신청의 취지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6백억원어치 사모전환사채(CB)발행과 관련, 소액주주들이 낸
처분금지 가처분신청도 법원이 주식전환이 가능한 기간을 넘긴 직후 결정을
내린바 있다.

이외에도 한화종금의 적대적 기업인수합병(M&A)과 관련된 소송도 대법원에
유사사건이 계류중인 이유로 심리가 사실상 중단된 상태다.

박원순 변호사는 "소송은 정확성외에도 신속성이 생명"이라며 "특히 법관은
자신의 독립된 판단에 따라 사건을 처리할 의무가 있다"고 지적했다.

< 이심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8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