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백60cm의 단구이지만 형형한 눈빛이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준다.
채명장은 지난 73년 한화의 화약제조 생산부 입사를 시작으로 24년동안
이 분야에 청춘을 바쳐온 화약전문가다.
조그만 눈가림이나 해이한 분위기를 참지 못하는 성격으로 가는 부서,
맡은 일마다 공정개선 품질향상을 이뤄내 깐깐한 해결사 역할을 해온
사람이다.
이런 그의 성격이 위험을 담보해야 하는 화약제조와 어울려 천직을
만났다고나 할까.
지난 78년께 화약 도화선 제조공정에서 일할때는 화약투입이 균일하지
못하고 불순물이 섞여있는 등의 이유로 불을 붙인 도화선이 중간에 꺼지는
문제가 나타났다.
채명장은 불량 도화선을 씹어 먹는다는 표현이 정확할 정도로 수없는
시료검사를 했다.
이렇게 걸린 시간이 1년.마침내 불량원인을 찾아내 제조공정에 완벽을
기했고 결과는 불량 도화선이 자취를 감췄다.
충격에 민감한 흑색화약을 다룰때는 폭발시기를 1천분의 1초까지 정확히
조정해주는 지연제 혼합비율을 찾기위해 그의 손에는 항상 화학물질이
묻어 있었다.
이런 노력의 결과 세계최고 품질의 도화선과 폭발시간조정이 완벽한
폭약이 한화공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충격에 민감할 뿐만 아니라 연소시간과 광도유지가 생명인 적외선
섬광탄의 핵심제조공정인 혼화과정의 노하우도 오랜 경험끝에 그의
머릿속에 차곡차곡 쌓여 있다.
"화약제조는 안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그래서 화약제조 명장은 위험물질을 안전하게 다룰줄 아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채명장은 독학과 학원수강으로 컴퓨터는 기본 프로그램을 짤 정도이고
영어회화도 웬만한 직장인보다 낫다.
자격증도 화약류제조기능사 2급,위험물기능사,제조기능사등 다양하다.
채명장은 "완벽한 팀웍으로 작업장의 안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이
화약기능인의 자세"라며 후배들의 부단한 자기개발을 당부했다.
< 인천=김희영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6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