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경제전망의 신뢰도 .. 허고광 <한국은행 금융경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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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고광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소 소장>
우리경제는 95년말부터 경기하강국면에 접어든 이후 올해 들어서는 한보
기아 등 대기업들의 연쇄부도 현상이 나타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부실화로 인한 금융기관들의 해외신인도 저하로 차입여건이
악화되고, 동남아 시장에서의 외환위기가 우리나라에도 전염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표면화되는 등 금융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에서의 불안도 적지 않다.
이에따라 경제전반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연구소들도 경기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있다.
그러나 경기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연초 이래 일관되게 경기순환과정상
수축국면에 있을 뿐이며 구조조정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장기적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즉 금년중 예상되는 6%대의 경제성장, 작년보다 줄어든 경상수지적자,
4%대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물가 등 경제의 기초여건은
튼튼하기 때문에 전혀 우려할바 없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지금의 경기국면에 대한 인식과 이에 바탕을 둔 전망이 상반되게
나타난다면 국민은 과연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
우리나라의 주요 연구기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경제전망에 있어
여러가지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담당자들의 주관적 예측에 의존하거나 경제전문가,
재계및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방법, 그리고 경제예측모형과
같은 계량분석방법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통상 과학적이고 보다 객관적인 후자의 방법에 의한 예측에다
전망담당자들의 주관적 판단을 가미하여 최종 전망치를 산출한다.
주관적 예측은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으나 계량모형의 경우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경제현상에는 계량화할수 없는 많은 변수가 있으므로 경제모형에
의한 전망은 결국 계량화가 가능한 변수만을 이용하는 조건부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계량모형은 변수들의 과거 상관관계에 근거를 두고 작성되기 때문에
원유가상승과 같은 대외여건 변동이 있을 경우 정책당국의 대응이나 민간의
경제행태가 변하면 전망모형의 유효성이 떨어질수 있다.
어떠한 전망방법을 사용하든 나름대로의 한계로 인해 경제전망은 항상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의 경제자유화 개방화 등 구조적 변화에 즈음하여
각 전망방법들의 예측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과 같이 외생적 충격이나 구조 제도 정치적 환경변화에 노출되어
있는 경제에서는 전망작업이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90년대 들어 경제전망의 정확도는 만족스럽지 못하였는데 이는
민간연구소는 물론 정부나 한국은행 등 공적기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90~96년중 정부 운용계획상의 전망치와 실제치를 비교해보면 절대오차
기준으로 경제성장률은 평균 1.7%포인트, 물가는 1.5%포인트 내외의 오차가
발생하였다.
성장이나 물가보다는 경상수지 적자규모의 전망오차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었는데 이례적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되었던 96년을 제외하더라도
지난 6년간 평균 45억달러 정도의 전망오차가 발생하였다.
사실 96년의 경우 반도체가격의 급락에 따라 경상수지전망에 큰 오차가
있었는데 아무도 이같은 여건변동의 정도를 사전에 예상치 못하였다.
그리하여 정책당국은 적절한 조치를 제때에 취할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전망은 크게 빗나가고 말았던 것이다.
기아사태로 비롯된 금융시장의 불안,환율상승과 외환시장 불안을 겪고
있는 우리경제에 대해 민간의 우려가 높다.
그러나 현재 실물지표상 나타나고 있는 경제성과는 건실하며 전망기관에
따라 경기회복의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으나 앞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연말이후에는 재고조정이 마무리되어 생산이 늘어나고 세계 교역
규모의 꾸준한 신장에 힘입어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경상수지적자도 더욱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교역조건이 개선된다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높아져 체감경기도
나아질 것이다.
또한 금년중 크게 침체되었던 설비투자가 경기회복과 함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98년 경제성장률은 우리나라의 잠재GNP성장률인 6.8%와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각 기관들은 다음해 경제전망치를 경쟁적으로 발표한다.
일부 전망은 뚜렷한 근거제시없이 기관의 이익만을 대변하기 위한
경우도 있다.
기관에 따라서는 전망의 기초가 되는 계량경제모형을 일반에 공개하면서
관계 전문가들의 비판이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만 한다.
각 기관들의 전망이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으려면 먼저 전망의
근거를 솔직하게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망의 기본이 되는 모형과 기본 전제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부득이한
여건변화시 이에 따른 설득력있는 수정전망을 내놓음으로써 국민이
경제활동의 기초자료로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경제전망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일자).
우리경제는 95년말부터 경기하강국면에 접어든 이후 올해 들어서는 한보
기아 등 대기업들의 연쇄부도 현상이 나타나는 등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최근에는 은행부실화로 인한 금융기관들의 해외신인도 저하로 차입여건이
악화되고, 동남아 시장에서의 외환위기가 우리나라에도 전염될지 모른다는
우려도 표면화되는 등 금융시장은 물론 외환시장에서의 불안도 적지 않다.
이에따라 경제전반에 대한 심리적 불안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민간연구소들도 경기회복이 당초 예상보다 지연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으면서 대책마련을 촉구하고있다.
그러나 경기에 대한 정부의 시각은 연초 이래 일관되게 경기순환과정상
수축국면에 있을 뿐이며 구조조정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것이 장기적
국가경쟁력 강화에 도움이 된다는 데에 초점이 모아지고 있다.
즉 금년중 예상되는 6%대의 경제성장, 작년보다 줄어든 경상수지적자,
4%대에서 비교적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물가 등 경제의 기초여건은
튼튼하기 때문에 전혀 우려할바 없다는 것이다.
이와같이 지금의 경기국면에 대한 인식과 이에 바탕을 둔 전망이 상반되게
나타난다면 국민은 과연 어느 쪽을 믿어야 할까.
우리나라의 주요 연구기관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경제전망에 있어
여러가지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담당자들의 주관적 예측에 의존하거나 경제전문가,
재계및 학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조사하는 방법, 그리고 경제예측모형과
같은 계량분석방법을 이용하는 방법 등이 있다.
통상 과학적이고 보다 객관적인 후자의 방법에 의한 예측에다
전망담당자들의 주관적 판단을 가미하여 최종 전망치를 산출한다.
주관적 예측은 객관성이 떨어진다는 약점이 있으나 계량모형의 경우도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경제현상에는 계량화할수 없는 많은 변수가 있으므로 경제모형에
의한 전망은 결국 계량화가 가능한 변수만을 이용하는 조건부 전망이기
때문이다.
또한 계량모형은 변수들의 과거 상관관계에 근거를 두고 작성되기 때문에
원유가상승과 같은 대외여건 변동이 있을 경우 정책당국의 대응이나 민간의
경제행태가 변하면 전망모형의 유효성이 떨어질수 있다.
어떠한 전망방법을 사용하든 나름대로의 한계로 인해 경제전망은 항상
불확실할 수밖에 없다.
그런데 문제는 최근의 경제자유화 개방화 등 구조적 변화에 즈음하여
각 전망방법들의 예측력이 급격히 떨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한국과 같이 외생적 충격이나 구조 제도 정치적 환경변화에 노출되어
있는 경제에서는 전망작업이 한층 어려워지고 있다.
실제로 90년대 들어 경제전망의 정확도는 만족스럽지 못하였는데 이는
민간연구소는 물론 정부나 한국은행 등 공적기관의 경우도 예외는 아니다.
90~96년중 정부 운용계획상의 전망치와 실제치를 비교해보면 절대오차
기준으로 경제성장률은 평균 1.7%포인트, 물가는 1.5%포인트 내외의 오차가
발생하였다.
성장이나 물가보다는 경상수지 적자규모의 전망오차가 더 크게 나타나는
경향이었는데 이례적으로 교역조건이 크게 악화되었던 96년을 제외하더라도
지난 6년간 평균 45억달러 정도의 전망오차가 발생하였다.
사실 96년의 경우 반도체가격의 급락에 따라 경상수지전망에 큰 오차가
있었는데 아무도 이같은 여건변동의 정도를 사전에 예상치 못하였다.
그리하여 정책당국은 적절한 조치를 제때에 취할수 없었고 결과적으로
전망은 크게 빗나가고 말았던 것이다.
기아사태로 비롯된 금융시장의 불안,환율상승과 외환시장 불안을 겪고
있는 우리경제에 대해 민간의 우려가 높다.
그러나 현재 실물지표상 나타나고 있는 경제성과는 건실하며 전망기관에
따라 경기회복의 시기에 대해서는 의견을 달리하고 있으나 앞으로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우선 연말이후에는 재고조정이 마무리되어 생산이 늘어나고 세계 교역
규모의 꾸준한 신장에 힘입어 수출의 견조한 증가세가 이어질 것이며,
이에 따라 무역수지가 흑자로 돌아서면서 경상수지적자도 더욱 줄어들
것이다.
여기에 교역조건이 개선된다면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높아져 체감경기도
나아질 것이다.
또한 금년중 크게 침체되었던 설비투자가 경기회복과 함께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적으로 98년 경제성장률은 우리나라의 잠재GNP성장률인 6.8%와 크게
괴리되지 않을 것이다.
해마다 이맘때면 각 기관들은 다음해 경제전망치를 경쟁적으로 발표한다.
일부 전망은 뚜렷한 근거제시없이 기관의 이익만을 대변하기 위한
경우도 있다.
기관에 따라서는 전망의 기초가 되는 계량경제모형을 일반에 공개하면서
관계 전문가들의 비판이나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야만 한다.
각 기관들의 전망이 국민들에게 신뢰받을 수 있으려면 먼저 전망의
근거를 솔직하게 제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전망의 기본이 되는 모형과 기본 전제를 객관적으로 제시하고 부득이한
여건변화시 이에 따른 설득력있는 수정전망을 내놓음으로써 국민이
경제활동의 기초자료로 안심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한다.
경제전망에 대한 신뢰를 쌓아가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하겠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10월 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