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비어스는 땅이나 바다 밑에서 다이아몬드광을 캐고 등급별로 분류해
가공 직전 단계의 원석을 파는 회사이다.

원석 마케팅 부문은 드비어스의 자회사인 CSO(중앙판매기구 : Central
Selling Organization)가 맡고 있다.

CSO는 드비어스 경영진의 통제아래 전세계의 다이아몬드 원석 판매를
독점하는 신디케이트 역할을 하고 있다.

보석상들은 런던에 본부를 두고 있는 CSO를 통해서만 원석을 살 수 있다.

물론 러시아등지의 광산업자들이 보석상들에게 다이아몬드 원석을 직접
파는 물건을 뜻하는 비(비)신디케이트 상품도 흘러 다니지만 이런 직접거래는
이례적인 경우에 속한다.

드비어스 경영진은 CSO의 거래 과정을 언급할때 거래가 아닌 "예술"이라고
자찬한다.

사실 CSO에서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힘든 묘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CSO는 거래과정에서 사이트(sight)라는 독특한 용어를 사용한다.

사이트는 장으로 풀이할 수 있다.

CSO가 사이트를 열어 다이아몬드 원석을 사려는 보석상(사이트홀더)들을
불러 모은다.

영국 런던, 스위스 루체른, 남아공 요하네스버그등지로 순회하며 매년
10번의 사이트를 연다.

사이트홀더 자격은 전세계적으로 1백60사정도에만 주어져 있다.

CSO가 신용도와 거래실적등을 감안해 지정한 딜러들이다.

사이트 참가 딜러들은 사이트가 열리기 전에 개별적으로 CSO에 희망하는
원석의 등급과 크기및 수량등을 신청해 놓는다.

CSO는 사이트홀더들의 신청을 토대로 원석을 배분해 밀봉된 박스에
집어넣는다.

딜러들은 사이트에 가 CSO가 자신들에게 할당한 박스를 받게 되는데
이 거래 순간에 설사 자신의 희망과 다른 원석이 들어있어도 항의를
하지 않는 것이 사이트홀더들의 묵계로 돼있다.

항의를 한다는 것은 사이트 참가 자격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또 CSO도 수요과 공급상황을 고려하면 딜러들 각자의 요구를 1백%
충족시켜 줄 수도 없다.

중요한 점은 몇백만달러규모의 거래가 빈번한 이런 사이트에서 증빙
서류는 단 한장도 없다는 것이다.

또 현금거래만 인정된다.

CSO측은 오랜기간동안 누적된 상호 신뢰가 "거래"를 "예식"으로
승화시켰다고 설명하고 있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9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