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악마(Red Devils)군단.

월드컵 예선때마다 축구장에 어김없이 나타나 분위기를 달구는 열성
응원단이다.

이들은 우리나라 대표팀 유니폼(공식복장)이나 붉은색 상의를 입고 관중석
에 모여 "악마구리떼"처럼 열띤 응원을 펼친다.

극성팬인 일부 학생들은 수업에 빠지면서 까지 경기장에 "출몰"한다.

그래서 "선생님 죄송해요"라는 미니 현수막을 준비해 "사죄"하는 모습도
보인다.

응원방식도 특이하다.

대형깃발 2개가 항상 등장하고 가로세로 각각 10m에 달하는 플랭카드에는
"월드컵은 전용구장"이란 표어를 새겨 펼쳐든다.

음악은 아이다의 행진곡이나 팝송 "고 웨스트(Go West)"를 허밍으로 합창을
한다.

초등학생에서 50대까지로 이뤄진 붉은악마는 4개의 PC통신에서 결성된
축구동호인들의 집합체.

올해초 브라질과의 월드컵대표팀 평가전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들중 50여명은 최근 서울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매일 응원연습을
하고 있다.

28일(일본도쿄에서) 열릴 월드컵 한일전 1차전에 화끈한 응원전을 전개하기
위해서다.

임원진을 주축으로 한 선발대가 26일 도쿄로 출발했으며 27일에는 회장과
나머지 회원이 합류한다.

이들은 일본의 응원단 "울트라 닛폰"에게 진짜 응원이 무엇인지 보여주겠다
고 벼르고 있다.

한.일전에서는 그동안의 응원방식에서 탈피, 한국적인 것을 살린다는 계획.

사물놀이패를 대동하고 아리랑변주곡을 응원가로 준비하는 등 준비했다.

이번 한.일전에서는 경기장 안에서뿐 아니라 장외의 응원전도 좋은
볼거리가 될 것 같다.

< 장유택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7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