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것이 만남의 연속이라면 이해관계로 인한 만남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나에게 있어 "한사랑회"는 이해관계를 떠나 편하게 만날수 있는 모임이다.

"한사랑회"는 양천구 신정동에 있는 한사랑감리교회에 출석하는 같은
나이 또래의 모임이다.

매주 목요일 저녁에 회원 가정을 순방하면서 모여 예배를 드리고 성경을
공부하는 모임이다.

원래 남자들의 모임이지만 부인을 동반하는 것이 보통이다.

바쁜 세상에서 살다보면 가끔은 신앙인으로서의 자세를 잊어버릴 때도
있는데 이 모임을 통해서 반성을 하기도 하고 재충전의 시간을 갖기도
한다.

같은 신앙을 갖고 나이가 같으니 부인과 자녀들의 나이도 비슷하여
공통의 대화주제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고, 하는 일이 각기 다르니
대화내용도 다양하여 헤어지는 시간을 늦어지게 만든다.

그런데 이 모임을 소중하게 만드는 것은 자신의 어려움을 솔직하게
토로하여 조언을 구하기도 하고 서로 위로와 격려를 하며 다른 회원을
위하여 공동기도를 드리기도 하는데 있다.

업종전환을 하거나 사업이 어려운 회원에게 격려와 조언을 해주기도 하고
자녀교육 문제를 열심히 토론하기도 한다.

하루의 일과로 심신이 피곤하지만 발걸음이 이 모임으로 이끌리는 것은
의무감때문은 아닐 것이다.

약속이 겹치더라도 늦게 얼굴을 내미는 회원이 있으니 말이다.

유치원을 경영하는 김완균씨가 모임을 이끌어가고 있고 장우정보통신의
최영규씨, 한국기전의 김종광씨, 주현공영의 신천휴씨, 원더랜드의
공근식씨, 삼영의 김인씨, 서부순천향의원의 조영철씨, 가든인테리어의
김영구씨, 고원정밀의 이진우씨, 이화여대 이병욱 교수, 그리고 필자가
주요회원이다.

매년 여름휴가는 회원 가족이 같이 가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으나
금년에는 여의치않아 서울근교 수영장에서 하루를 보내며 아쉬움을 달랬다.

남을 돕기로 했으나 아직 실천을 못하여 늘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기도
하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