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를 맞고 있는 프로씨름을 정상화하는 것이 저에게 주어진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한국씨름연맹 제9대 총재로 추대돼 2000년까지 국내 프로씨름을
이끌어가게 된 오경의(57) 총재는 "오는 16~18일 부산에서 치러질 97
천하장사대회가 끝난뒤 본격적으로 업무파악에 나서 청사진을 밝히는 등
씨름을 인기 스포츠로 격상시키는데 한몫을 하겠다"고 말했다.

오총재는 지난 93년 10월이후 3년간 한국마사회 회장을 지냈으며 이
기간중 발휘한 경영능력을 인정받아 이번에 만장일치로 총재에 추대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한.러문화협회장과 국회의원보좌관회 회장을 맡고 있다.

"씨름 중흥"을 선언한 그는 "잇단 불황 등 경기외적인 요인으로 씨름이
침체된 것은 사실이지만 마사회 경영에 참여했던 노하우를 적용한다면
예전의 인기를 확보하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KBS 스포츠해설위원을 지냈고 고향인 안동에서 출마해 13대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고교시절부터 안동일대 씨름판을 주름잡았던 경기인 출신.

지난 83년 프로씨름 출범때 대한씨름협회 부회장으로 일하기도 해
씨름연맹 총재 추대로 친정에 돌아온 셈이 됐다.

걸쭉한 입담에 투박한 경상도 사투리로 TV중계 경기장면을 해설하면서
"넘어지믄 집니다이"라는 말로 유행어를 만들어 씨름팬들을 매료시키기도
했다.

오총재는 "아직 공식적으로 취임하지 않았으므로 당분간 씨름발전에
대한 아이디어를 수집하고 각 구단의 의견을 수렴할 생각"이라며 "부산
천하장사대회 말미에 사직체육관을 방문, 씨름인들에게 정식으로 인사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김형배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3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