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 국제영업담당자들은 외국인들이 주식을 파는 가장 큰 원인을
외환시장 불안으로 보고 있다.

지난달말 한때 원화환율이 달러당 9백10원대로 급등(원화가치 하락)한
이후 외국인들 사이에 환리스크 불안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현재의 증시 붕락위기를 막기 위해서는 환율위험이 없다는 인식이
조성돼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금융시장 불안의 원인으로 작용한 기아사태
해결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1일 본사가 국내 증권사 국제영업담당자 5명과 외국증권사 국내지점장
5명 등 1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외국인 매도의 가장 큰
원인으로 외환시장 불안을 꼽았다.

이들은 이어 경기불투명, 메릴린치의 반도체경기에 대한 부정적인 보고서와
64메가D램가격 급락을 다음으로 주요한 원인으로 들었다.

그러나 외국인 투자한도를 앞두고 자금마련을 위해 판다는 정부 일각의
시각에는 거의 동의하지 않았다.

크레디리요네증권의 이진용 지점장은 "외국인들은 그동안 한국과 동남아시아
시장을 구별해서 접근했으나 지난달 중순 환율이 9백10원선으로 치솟자
동남아시아시장과 같이 분류할 조짐을 보이고있다"며 환율안정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최윤석 모건스탠리 국제영업담당이사와 김헌수 메릴린치조사담당이사도
"외국인들이 아시아주식시장에서 자금을 빼내 남미와 동유럽지역으로
옮기거나 채권투자에 나서고 있다"면서 "한국도 동남아시아시장과 같은
범주에 포함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환율안정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의견도 나와 관심을 끌었다.

현대증권 이석태 부장은 "외국인들은 무역수지 개선추세를 주이깊게 보고
있다"면서 8월중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3억8천만달러로 7월(8억달러)보다
크게 개선된 점을 희망적이라고 해석했다.

국제 영업담당자들은 또 환율불안이 결국 대기업의 잇따른 부도와 금융기관
의 신용도 추락에서 비롯된 점을 들어 두달여동안 끌어오고 있는 기아사태를
하루빨리 해결하는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또 경상수지 방어책을 하루빨리 마련하고 외국인 한도 확대폭을 5%선으로
늘리고 시기도 10월초로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 설문에 응해주신 분 >>

이태석 현대증권 국제영업부장
김정기 LG증권 국제영업팀장
최윤석 모건스탠리 이사
이옥성 WI카증권 서울지점장
김헌수 메릴린치증권 이사
이진용 크레디리요네증권 서울지점장
황석준 동서증권 차장
곽영교 대우증권 차장
양재량 쌍용증권 부장

(이상 무순)

< 박주병.김남국.김홍열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2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