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일류기업 연구] '로열더치 셸' .. '샴페인보다 머리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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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에서부터 열까지 모두 바꿔야 살아남는다"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로열더치 셸그룹(이하 셸그룹)이 경영혁신을 밀어
붙이면서 내세운 모토다.
이 그룹은 포천지에 의해 94년이후 3년 연속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
으로 선정될 정도로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89억달러상당의 순익을 올리면서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덕분에 주가(로열더치석유회사)도 지난 92년이후 두배이상 상승, 여타
경쟁사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셸그룹의 경영전선은 한마디로 "이상무".
이 회사의 강점은 이런 외적성장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조직에 "중년의 권태감"이 스며들고 있다고 진단, 회사조직 기업문화
경영전략 등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바꿔 제2의 창업을 맞는다는 각오로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셸은 이같은 경영혁신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오는 2001년에는 순익을
현재의 두배인 1백70억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기업문화 ]
셸은 먼저 기업문화를 바꾸는데 전력을 질주하고 있다.
셸의 기업문화는 존 제닝스 전셸부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매우 관료적이었
으며 자만에 빠져있었다.
이같은 기업환경에서 "튀는" 경영인은 살아남기 힘들다.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경영전략을 펼 경우 반발에 부딪히는 곤란을
겪게 된다.
데이비드 바니 유럽지역담당이사는 몇년전 전략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시도했으나 빗발치는 반대로 포기하고 말았다.
결국 바니 이사는 셸을 떠나 브리티시가스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셸의 고르바초프"라는 별명을 가진 코넬리우스 헤르크슈트뢰더 회장이
"앞으론 외부의 아이디어에도 귀를 기울여 가능하면 경영에 반영시킬 계획"
이라고 밝힌 것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셸은 또 엄청난 이익실현으로 자만에 빠져 석유회사의 주요 경영척도인
자산수익률이 7.9%로 주요 경쟁사의 평균치인 9.3%를 밑돌아도 크게 우려
하지 않았다.
전임회장들은 다만 주주들에게 "자산수익률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아 유감"
이라는 말만을 되풀이했을 뿐이다.
헤르크슈트뢰더 회장은 "이젠 안일한 경영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앞으로 자산수익률향상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문화쇄신과 함께 셸은 유전개발시 기름유출 등으로 인한 환경피해관련
자료도 적극 공개키로 결정했다.
앞으로 환경보호에도 적극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 경영조직 ]
셸은 지난 95년 대대적인 경영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흔히 "센터"로 불리는 런던소재 그룹본부의 비대한 조직의 슬림화를 통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조직개편을 통해 3천명에 이르는 센터직원의 수를 30%이상 줄였다.
조직의 군살빼기와 함께 셸은 그동안 느슨했던 센터의 업무장악력도 크게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독자적인 경영전략을 펴왔던 각 지역 계열사 최고
경영자(CEO)들의 반발도 컸다.
사실 그동안 셸의 분권화된 경영체계 덕분에 빠른 의사결정과 현지화된
경영전략구사가 가능해 기업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단도 만만치 않았다.
각 지역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의 "봉건주의적인" 경영방식때문에 그룹차원의
경영전략수립이 혼선을 빚기도 했었다.
더욱이 특정 지역에서만 먹혀드는 전략으로는 글로벌경영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센터가 그룹업무의 장악력을 높여 효율적인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가솔린첨가제 등 원료구입시 각 지역 계열사의 필요량을 그룹차원
에서 파악, 대량으로 일괄 구매해 구입단가를 대폭 낮추는 효과를 보고 있다.
[ 신경영전략 ]
헤르크슈트뢰더 회장은 최근 "1백24억달러에 이르는 유동자산이 마땅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하고 산더미처럼 쌓여만 가고 있다"며 안전위주의
보수적인 경영방식을 지적했다.
1백24억달러 정도면 엑슨을 제외한 웬만한 석유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자금.
전문가들은 그러나 고속성장을 위해선 석유회사인수외 다른 분야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원유정제.판매 등 다운스트림분야에선 경쟁이 치열한 상태여서 독특한
마케팅전략을 구사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기때문이다.
그래서 셸이 생각한 것이 주유소내 부대사업.
이미 식당 패스트푸드점 등을 오픈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내 주유소에서 직영하고 있는 "에스카페이드"식당의 마진률이 70%에
이르고 있다.
가솔린판매 마진률 10%의 7배이다.
아르헨티나 주유소는 빵을, 호주 주유소는 "버거킹"햄버거를 팔아 "부수입"
을 올리고 있다.
셸은 또 지난 6월 헬싱키의 한 주유소에 처음으로 편의점도 오픈했다.
평생 유전만을 파온 셸이 이처럼 한눈을 파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긴
하지만 고속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
세계 최대 석유회사인 로열더치 셸그룹(이하 셸그룹)이 경영혁신을 밀어
붙이면서 내세운 모토다.
이 그룹은 포천지에 의해 94년이후 3년 연속 "수익률이 가장 높은 기업"
으로 선정될 정도로 안정적인 경영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89억달러상당의 순익을 올리면서 성장가도를 질주하고 있다.
덕분에 주가(로열더치석유회사)도 지난 92년이후 두배이상 상승, 여타
경쟁사를 크게 앞지르고 있다.
셸그룹의 경영전선은 한마디로 "이상무".
이 회사의 강점은 이런 외적성장에 안주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조직에 "중년의 권태감"이 스며들고 있다고 진단, 회사조직 기업문화
경영전략 등 하나에서 열까지 모두 바꿔 제2의 창업을 맞는다는 각오로
경영혁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셸은 이같은 경영혁신이 성공적으로 끝날 경우 오는 2001년에는 순익을
현재의 두배인 1백70억달러까지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기업문화 ]
셸은 먼저 기업문화를 바꾸는데 전력을 질주하고 있다.
셸의 기업문화는 존 제닝스 전셸부회장이 지적한 것처럼 매우 관료적이었
으며 자만에 빠져있었다.
이같은 기업환경에서 "튀는" 경영인은 살아남기 힘들다.
독자적인 아이디어를 갖고 경영전략을 펼 경우 반발에 부딪히는 곤란을
겪게 된다.
데이비드 바니 유럽지역담당이사는 몇년전 전략변화의 필요성을 인식하고
이를 시도했으나 빗발치는 반대로 포기하고 말았다.
결국 바니 이사는 셸을 떠나 브리티시가스로 자리를 옮겨야 했다.
"셸의 고르바초프"라는 별명을 가진 코넬리우스 헤르크슈트뢰더 회장이
"앞으론 외부의 아이디어에도 귀를 기울여 가능하면 경영에 반영시킬 계획"
이라고 밝힌 것도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했기 때문이다.
셸은 또 엄청난 이익실현으로 자만에 빠져 석유회사의 주요 경영척도인
자산수익률이 7.9%로 주요 경쟁사의 평균치인 9.3%를 밑돌아도 크게 우려
하지 않았다.
전임회장들은 다만 주주들에게 "자산수익률이 목표치를 크게 밑돌아 유감"
이라는 말만을 되풀이했을 뿐이다.
헤르크슈트뢰더 회장은 "이젠 안일한 경영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앞으로 자산수익률향상에도 전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업문화쇄신과 함께 셸은 유전개발시 기름유출 등으로 인한 환경피해관련
자료도 적극 공개키로 결정했다.
앞으로 환경보호에도 적극 관심을 기울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 경영조직 ]
셸은 지난 95년 대대적인 경영조직개편을 단행했다.
흔히 "센터"로 불리는 런던소재 그룹본부의 비대한 조직의 슬림화를 통해
업무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다.
조직개편을 통해 3천명에 이르는 센터직원의 수를 30%이상 줄였다.
조직의 군살빼기와 함께 셸은 그동안 느슨했던 센터의 업무장악력도 크게
강화했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독자적인 경영전략을 펴왔던 각 지역 계열사 최고
경영자(CEO)들의 반발도 컸다.
사실 그동안 셸의 분권화된 경영체계 덕분에 빠른 의사결정과 현지화된
경영전략구사가 가능해 기업경영을 성공적으로 이끌어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폐단도 만만치 않았다.
각 지역 계열사 최고경영자들의 "봉건주의적인" 경영방식때문에 그룹차원의
경영전략수립이 혼선을 빚기도 했었다.
더욱이 특정 지역에서만 먹혀드는 전략으로는 글로벌경영시대를 헤쳐나가는
데 한계가 있다고 판단, 센터가 그룹업무의 장악력을 높여 효율적인 글로벌
경영전략을 수립할 필요성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실례로 가솔린첨가제 등 원료구입시 각 지역 계열사의 필요량을 그룹차원
에서 파악, 대량으로 일괄 구매해 구입단가를 대폭 낮추는 효과를 보고 있다.
[ 신경영전략 ]
헤르크슈트뢰더 회장은 최근 "1백24억달러에 이르는 유동자산이 마땅한
투자처를 발견하지 못하고 산더미처럼 쌓여만 가고 있다"며 안전위주의
보수적인 경영방식을 지적했다.
1백24억달러 정도면 엑슨을 제외한 웬만한 석유회사를 인수할 수 있는
자금.
전문가들은 그러나 고속성장을 위해선 석유회사인수외 다른 분야에 눈을
돌려야 할 것이라고 충고한다.
원유정제.판매 등 다운스트림분야에선 경쟁이 치열한 상태여서 독특한
마케팅전략을 구사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기때문이다.
그래서 셸이 생각한 것이 주유소내 부대사업.
이미 식당 패스트푸드점 등을 오픈해 짭짤한 수입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내 주유소에서 직영하고 있는 "에스카페이드"식당의 마진률이 70%에
이르고 있다.
가솔린판매 마진률 10%의 7배이다.
아르헨티나 주유소는 빵을, 호주 주유소는 "버거킹"햄버거를 팔아 "부수입"
을 올리고 있다.
셸은 또 지난 6월 헬싱키의 한 주유소에 처음으로 편의점도 오픈했다.
평생 유전만을 파온 셸이 이처럼 한눈을 파는 것이 매우 이례적이긴
하지만 고속성장을 지속하기 위해선 선택의 여지가 그리 많지 않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9월 1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