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하하하 하고 폭소를 터뜨린다.

정말 막을수 없는 환희다.

"정말 괜찮은건가?"

"괜찮대두요. 나두 당신을 보고 싶어서 미치겠어"

화끈단 것처럼 영신이 웃는다.

정말 센스있고 너그러운 여자다.

그녀는 지금 자기의 리비도를 해결하고 싶은것이 아니라 지영웅을
살려주고 싶다.

그냥 놔두면 그는 변강쇠를 잃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체면이고 뭐고 젊은 애인의 문제를 해결해주고 싶다.

그리고 자기도 한달이나 금욕생활을 하고 있는 육체의 불을 꺼주고
싶기도 하다.

아니 이것은 불을 꺼주고 없애는 그런 한계를 넘어서는 결사적인 용기를
필요로 한다.

그녀는 오늘 지금 그를 가질수 없다면 큰일 날것 같다.

지구를 잃는다 해도 그녀는 이 끓어 오르는 본능을 어떻게든 해소해야만
되는 불가항력의 힘에 둥둥 떠밀리고 있다.

그녀는 생전 처음 욕망의 불이라는 것이 무엇인가를 경험한다.

이것은 참으로 무시무시한 불길이다.

화산과도 같은 불가항력의 솟구침이다.

사실 지영웅은 지금 쫓기고 있었다.

권옥경이가 오늘은 아침부터 골프장밖의 커피숍에서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녀는 거의 결사적이다.

어쩌면 그의 오피스텔까지 찾아 올수도 있다.

권옥경은 언젠가 오히스텔에 한번 와본적이 있다.

그래서 그는 지금 겁을 내고 있다.

권옥경의 강제적이고 사나운 기질도 싫지만 영신을 잃을까봐 그는 실수를
안하고 싶어서 결사적으로 행동하고 있다.

백옥자도 매달리고 권옥경도 물러났다가 다시 공격을 하기 시작했다.

그런 사건 들이야 말로 할수도 없고 지영웅은 참으로 괴로운 입장이다.

한번만 그들에게 다시 기회를 주면 그녀들은 자기를 가만히 두지 않을
것이다.

그는 몸을 안팔기로 결심한 이상 어떻게 하든지 자기의 마돈나인 영신을
위해 정조를 지키고 싶다.

그는 요새 거의 숨어 다니면서 그녀들을 피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늘은 그도 더이상 결심대로 하기가 힘들었다.

극기에 한계가 온것이다.

그는 삼층 팔호실을 노크하면서 바로 문을 민다.

영신은 "수면 중입니다"라는 팻말을 내다 걸고 그를 기다리고 있었다.

그는 그녀의 머리맡으로 오면서 곧장 그녀의 동그란 입술에 키스를
퍼붓는다.

"보고 싶어서 미칠뻔했다 영신 사랑해 나에게 상을 줘야돼"

그는 그녀의 흥건히 젖은 숲속으로 손을 넣으면서 속삭인다.

따뜻한 샘물이 꿀처럼 흘러 있다.

그도 요새 매일밤 몽정에 시달리며 지낸다.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30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