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8월 25일.

뉴욕다우존스 지수가 당시 사상 최고치인 2,722.42를 기록, 월가는 샴페인
을 터뜨렸다.

그러나 이후 주가가 상당폭 출렁이다 2개월 뒤인 10월 19일 주가가 대폭락
하는 이른바 "블랙 먼데이"가 나타났다.

만 10년전인 그날의 주가폭등은 결국 대폭락의 서곡인 셈이었다.

다우존스 주가는 지난 6일 8,259.31포인트로 최고치를 경신한 후 연일
1백포인트 이상씩 오르락내리락하며 10년전과 같은 불안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기록을 좋아하는 일부 역사가들은 9월과 10월 그리고 "7"자가 들어있는
해에 주가가 폭락했다며 제2의 블랙 먼데이가 조만간 일어날 것이라고
점치기도 한다.

"7"자가 들어가는 올해 9월 또는 10월이 바로 그 시점이라는 얘기다.

과연 그같은 일이 되풀이 될 것인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분석
이다.

가장 큰 차이는 인플레이션과 금리.

"87년에는 인플레가 1년 사이 두배나 올랐고 장기채금리도 천정부지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둘다 안정돼 있다"(보스턴은행의 투자분석가인 네드
릴리씨)는 것.

물론 87년과 지금을 놓고볼때 투자심리가 불안하다는 닮은 점이 있긴 하다.

그러나 "지금은 개인 투자자의 참여율이 높은데다 풍부한 유동성으로
증시의 자정기능이 작동되고 있다"(스피어스증권연구소 찰스 크레인소장)는
설명이다.

이에대한 증거로 지난 22일 다우지수는 1백77포인트 내리긴 했지만 주간
전체로는 1백93.25포인트 올랐다.

말하자면 스스로 숨고르기를 잘하고 있다는 얘기다.

< 정종태 기자 >

(한국경제신문 1997년 8월 25일자).